본문 바로가기

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방송국이 포토샵 때문에 망신 당한 이유

멕시코가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 아시죠?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최근에 터널을 이용해 교도소를 빠져나가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사건이 벌어진 곳이 바로 멕시코였습니다.

아무래도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보니까 멕시코에는 마약카르텔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주로 미국으로 마약을 공급해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네요.

멕시코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벌써 몇 년 째 마약카르텔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경찰뿐 아니라 군까지 투입됐으니 정말 전쟁이 맞습니다.

최근에 멕시코 군이 마약카르텔의 경비행기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마약이 잔뜩 실려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비행기는 텅 비어 있었다고 하네요. 군까지 출동한 작전인데 마약이 왕창 발견되지 않았으니 성과가 기대를 밑돌았겠죠?

그래서일까요? 멕시코의 한 방송국이 군의 작전 결과를 보도하면서 합성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됐습니다.

마치 마약을 잔뜩 압수한 것처럼 포토샵으로 작업한 사진을 기사에 띄운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포토샵 작업이 너무 어설펐다는 것... 거짓말은 단번에 드러나고 말았네요.

기사를 쓰면서 쓴웃음이 났어요. 기사와 사진 보시겠습니다~

 

<방송사에서 공개한 사진입니다. 비행기 앞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마약 팩을 주목해주세요^^>

 

"포토샵이 너무 어설퍼..." 멕시코 언론의 굴욕

중미 한 언론매체가 어설프게 부풀린 사진으로 굴욕을 겪고 있다.

 

멕시코의 방송사 텔레비사는 최근 페이스북 공식페이지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장총으로 무장한 군이 경비행기를 지키고 있고, 비행기 옆으론 기름통이 보인다.  비행기 앞쪽으로는 내용물을 알 수 없는 팩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분위기를 보면 팩들은 마약으로 추정된다.

언뜻 보면 "군이 마약카르텔의 경비행기를 잡고, 운반하던 대량의 마약을 압수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보면 무언가 이상하다. 특히 바닥에 쌓여 있는 마약 팩들은 매우 자연스럽지 않다. 누군가 포토샵으로 어설프게 마약 팩을 사진에 옮겨붙인 게 분명해 보인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생겨넌 사이버 추적대(?)는 사진의 실체를 캐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인터넷 검색에 정체는 금방 드러났다.

텔레비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합성이었다.

<이 게 원본사진이었습니다. 비행기 앞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멕시코 군이 마약카르텔의 경비행기를 잡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 맞았다. 하지만 경비행기엔 마약이 실려있지 않았다.

작전의 충격(?)이 적을 것을 걱정한 방송사는 고민 끝에 이상한 결정을 내렸다. "없는 마약을 만들까?"

그래서 찾아낸 게 엔세나다 지역에서 전개된 마약압수작전 현장사진이다.  두 장의 사진을 섞어 합성하니 약간은 조잡하지만 분위기는 그럴듯한(?) 사진이 완성됐다. 텔레비사는 "군이 마약조직의 경비행기를 잡아냈다."는 기사와 함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마약은 바로 이 사진에서 살짝 빌린 '가짜'였습니다. 여기에서 마약을 따다가(?) 비행기 앞에 슬쩍 붙여넣은 겁니다.^^>

조잡한 합성사진이 오르자 방송사엔 비난이 폭주했다.

멕시코 누리꾼들은 "방송사 갈 때까지 갔구나, 이젠 언론도 못 믿어." "드라마만 열심히 만들더니 뉴스도 드라마처럼 만드네." "기름통 압수했구나?"라는 등 비난과 조롱을 쏟아냈다.

사진=텔레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