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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샌달 신은 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Hace calor! 스페인어로 "날씨가 무더워"라는 뜻입니다. "날씨가 매우 덥다"고 한다면 mucho라는 형용사를 사이에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면 됩니다~ ¡Hace mucho calor! 이렇게요. 


지금 남미는 찜통더위입니다. 찜통더위는 스페인어로 어떻게 표현하냐고요? 보통 horno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El país entero es un horno"라고 하면 "전국이 찜통더위야" 이런 의미가 되겠어요. 

북미는 한파가 몰려와서 난리라는데 남미는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해 난리법썩입니다. 정말 반대죠? 정초에는 한때 더위가 좀 가셨지만 이제 다시 폭염이 온다고 합니다고 합니다. 


훌러덩 훌러덩?

더워서 그런지 점잛은 대통령이 훌러덩 훌러덩(?) 신발을 벗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6일이었어요. 우루과이에서 신임 경제장관이 취임했습니다. 남미에서는 장관이 취임할 땐 꼭 취임선서를 합니다.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받고 따뜻하게 포옹을 해줍니다. "정부에 들어온 걸 환영합니다~ 열심히 일하세요"라는 격려의 뜻입니다. 

하지만 취임식장에서 눈길을 끈 건 주인공이 아니라 대통령의 패션이었습니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샌달을 신고 행사장에 간 겁니다^^

모 심는 농부처럼 바지도 걷어올렸습니다. 넥타이요? 당연히 매지 않았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도 완전히 더위에 지친 모습입니다. 

<"더워서 넘 힘들어..." 완전 편한 포즈로 장관선서식에 참석 중인 무히카 대통령 사진=에페>


바지를 걷어올리고 샌달을 신은 채 공식 행사장에 나온 대통령. 기자들이 놓칠 리 없죠. 

카메라가 일제히 무히카 대통령의 발을 향했습니다.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게죠? 그리고 신문을 장식한 사진은 바로 아래 사진이었습니다^^ 아마도 대통령의 발 사진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보도된 건 처음이 아닐까 라는...

<화제가 된 사진. 대통령의 발입니다^^ 사진=에페>



권위주의? 그게 뭔데? 

사실 중남미 대통령들은 정장을 고집하는 사람을 찾기 힘듭니다. 아르헨티나의 여자대통령 크리스티나 키르치네르만 해도 그렇습니다. 

지난해 9월이었습니다. 크리스티나 대통령이 공식 행사장에 나가면서 과감하게 레깅스를 입었습니다. 크리스티나 대통령은 1953년생이니까 벌써 환갑이 넘었죠. 

여자대통령의 파격적인 패션은 바로 화제가 됐습니다. 신문에는 레깅스를 입은 대통령의 사진이 크게 실렸습니다. 나중에는 "레깅스 입은 우리 대통령 너무 예뻐요"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져 유튜브에 올랐습니다. 


<환상적인(?) 대통령의 몸매. 60대 할머니인데 대단하십니다~>


<멀리서 보면 한 40대 정로로밖에 보이지 않네요.>


대통령들이 이렇게 자유롭게 옷을 입는 건 권위주의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지난 2010년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크리스티나 대통령은 자동차 조수석에 타 화제가 되기도 했죠. 그게 여자대통령의 평상시 모습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꼭 조수석에 탑니다.


박치기 대통령 !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크리스티나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도 권위주의하고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국민과 스킨십을 한다고 대중 사이로 뛰어들었다가 이마에 상처를 입은 건 아주 유명한 일화죠. 그날이 바로 대통령 취임식이었는데요. 의회당에서 대통령궁으로 이동하다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버린 겁니다. 

그리곤 대중 속에 파묻혀버렸죠. 경호원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결국은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나머지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박치기 로 부상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어디에다 부닥쳤을까요?>



<요렇게요~ 그래도 기분은 최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