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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통 큰 메시, 축구협 직원들 밀린 월급 해결~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의 은밀한 선행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알고 나면 "역시 메시!"라는 감탄이 절로 나는데요.

리오넬 메시, 뛰어난 축구선수일 뿐 아니라 인간미도 넘치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궁금하시죠? 이제 그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아르헨티나는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11차전을 치렀습니다.

브라질 벨로오리존테에서 열린 원정경기였는데요. 경기를 앞두고 누군가 메시가 묶고 있는 호텔방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메시가 문을 열고 보니 평소에 안면이 있는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안전요원들이었네요.

안전요원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메시상의를 좀 하고 싶은데... 6개월째 월급을 못받고 있어... 상황이 매우 심각하거든... 너는 대표팀 주장이고 우리를 아는 사람이고... 도움을 좀 받았으면 하는데..."

스페인어에는 반말과 존대가 있는데요. 안전요원들은 메시에게 이렇게 반말로 말했습니다. 그야말로 친구에게 말을 하듯 말입니다. (이런 게 약간은 부러운 서양의 문화죠. 신분이나 나이를 넘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안전요원들의 말을 듣고 메시는 당장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곤 "아버지, 안전요원들에게 밀린 월급 좀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메시의 아버지는 아들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죠.

 

 

아버지는 메시의 지시(?)대로 안전요원들에게 밀린 6개월치 월급을 입금해 주었습니다. 

물론 메시가 밀린 월급을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건 절대 아니죠. 그들을 고용한 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니까요. 자신이 책임질 일이 아니지만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이유로 메시는 사비로 밀린 월급을 해결해 준 것입니다. 정말 마음 따뜻한 사람, 인간미 넘치는 메시 아닌가요?

메시의 선행은 뒤늦게 지금에야 알려졌습니다. 왜냐구요? 메시가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 있나요? 아르헨티나 월드컵대표팀을 동행 취재했던 기자 후안 파블로 바르스키가 이 사실을 알아내 라디오에서 폭로(?)하면서 메시의 선행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메시가 얼마를 준 것인지, 몇 명이나 메시로부터 밀린 월급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바르스키는 "메시가 직원들에게 도움을 준 사실이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인 액수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아! 궁금하실 분들이 계실까봐 덧붙이는데요.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현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입니다. 30년 넘게 장기집권한 훌리오 그론도나 회장이 사망한 뒤로 내분이 일어난 탓이죠. 안전요원들이 6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스페인어 한마디로 마칩니다.

스페인어로 월급은 뭐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다양한 표현이 있지만 스페인어로 월급은 보통 salario 또는 sueldo라고 합니다. 그럼 샐러리맨은? 샐러리맨은 스페인어로 asalariado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