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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슈류탄 갖고 다니던 강도, 임자를 만났습니다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국가에선 총기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무차별 발포 같은 총기사고가 종종 벌어지는 미국이 대표적인 경우겠죠.

아르헨티나도 총기를 허용하는 국가입니다. 때문에 총기사고도 많은 편인데요.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총기를 사용한 경우엔 정당방위 논란이 뒤따르곤 합니다. 특히 강도 등 범죄자가 사망하면 유족들이 "정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아르헨티나에서 또 정당방위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피해자는 그대로 풀려났습니다. 정당방위가 분명하게 인정된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강도의 백팩에서 수류탄이 나온 게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강도가 수류탄까지 갖고 있었다고?" 꾸며낸 얘기 같이 들리시죠? 하지만 사실입니다.

경찰이 공개한 현장 증거사진입니다. 경찰이 수류탄을 들어보이고 있어요.

 

경찰이 공개한 현장사진입니다. 백팩에서 권총과 수류탄이 나왔습니다. 어이가 없네요...

강도는 아르헨티나 지방 산타페에서 건축사업을 하는 62세 노인에게 자동차를 빼앗으려 달려들었습니다.  노인은 포드 레인저라는 픽업트럭에 타고 있었는데요.

노인은 강도가 달려들자 자동차 안에서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할아버지의 픽업입니다. 총격 때문에 유리창이 구멍이 났어요....

 

강도는 총을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는데요. 곤욕을 치른 건 총을 쏜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상해 혐의로 경찰서에 연행됐다가 풀려났습니다. 검찰이 정당방위를 인정한 덕분인데요. 백팩에서 수류탄이 나온 게 검찰의 이런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수류탄이 백팩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피해자의 정당방위가 인정받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라면서 "사실상 수류탄이 노인을 살린 셈"이라고 했는데요.

"수류탄아 고맙다~" 이래야 하는 건가요? ㅠㅠ

 

 사건이 발생한 직후 CCTV에 잡힌 현장. 강도가 쓰러져 있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네요.


 

스페인어로 강도는 robo라고 합니다. 스페인어에서 이렇게 R로 시작하는 단어는 우리말의 ㄹ을 부들들 떨어주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도둑이나 강도는 보통 ladron이라고 표현하시면 되는데요. 범죄자라는 의미의 스페인어 단어 delincuente라는 말도 언론에는 자주 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