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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상반신 사라진 메시의 동상

오늘 포스팅은 사진으로 시작할게요. 사진을 보면서 그 내용물은 과연 무엇일까 한 번 알아맞춰보세요.

이름만 선명한 메시의 동상. 상반신은 없어졌습니다.

 

밑단에 살짝 힌트가 있죠? 리오넬 메시라고 분명하게 써져 있으니까요.

이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메시의 동상입니다. 그런데 모양이 넘 이상하죠... 두 다리와 공만 남아서 그렇습니다. 머리와 몸통, 두 팔은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나마 남은 부분을 비닐로 감싸버리니까 정체불명의 형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메시의 동상은 원래는 이런 모습이었답니다.

 

힘차게 공을 드리볼하고 있는 메시, 메시의 동상은 원래 이런 모습이었어요.

 

메시의 동상이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아 테러를 당한 건 최근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9일 동상이 공격을 당해 보수작업을 시작했다고 확인했는데요. 언제 공격을 당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메시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가 주는 2016년 '올해의 남자선수의 상'을 놓쳤습니다. 상은 숙명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돌아갔죠.

메시가 이 상을 놓치자 누군가 동상을 훼손한 것 같다는 말도 돌았는데요. 사실이라면 정말이지 어이없는 일이네요.

 

한 어린이가 메시의 동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꿈을 주던 동상인데 이런 모습이 됐으니...

 

이런 행위를 반달리즘이라고 하죠.

반달리즘은 문화유산이나 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남미는 이런 반달리즘이 꽤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시민의식의 부족이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이번엔 특히 충격적인 게 메시가 국민적 사랑을 받는 축구영웅이라는 점 때문이죠.



한 남자가 훼손된 메시의 동상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네요.

 

메시의 동상이 서 있는 곳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영광의 산책로'라는 곳입니다.

'영광의 산책로'에는 아르헨티나를 빛낸 스포츠스타들의 동상이 여럿 들어서 있는데요. 메시의 동상은 지난해 6월 28일 제막됐습니다.

동상이 제막되기 이틀 전 아르헨티나를 들썩이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메시가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우승을 놓치고 울먹이는 메시. 아르헨티나 국민도 함께 울었습니나 ㅠㅠ

 

코파아메리카 결승에서 칠레에서 패해 우승을 놓친 메시가 국가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인데요. 이틀 뒤에 메시의 동상이 제막되자 일각에선 "메시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동상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물론 사실은 아니었죠. 동상은 그 전부터 추진됐던 것이니까요.

아! 메시는 이후 마음을 돌이켜 지금은 다시 국가대표로 뛰고 있습니다. (동상 때문에 마음이 변한 건 절대 아닌  같아요^^)

 


동상이 훼손되기 전입니다.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상반신이 사라져버린 메시의 동상. 하루 빨리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서 다시 보는 즐거움을 주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영광의 산책로'에는 스포츠스타들의 동상이 많다고 했죠? 한 시대를 풍미한 여자테니스선수 가브리엘라 사바티니의 동상도 이곳에 있습니다.

 

사바티니의 동상이에요. 이 동상도 한번은 라켓이 사라져 복구됐습니다.

 

NBA에서 뛰고 있는 농구스타 마누 지노빌의 동상도 있어요. 지노빌리는 아마도 아르헨티나가 배출한 최고의 농구스타가 아닌가 싶네요.

 지노빌리가 자신의 동상 옆에서 포즈를 취했네요.

 

'영광의 산책로'는 스페인어로 Paseo de la Gloria라고 합니다.

Paseo는 원래 스페인어로 산책이라는 뜻인데요. 여기선 산책로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구요. Gloria는 영어의 Glory와 같습니다.

동상은 스페인어로 Estatua라고 해요. 한번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한 한국분이 이런 말을 하시더라구요. "동상만 외국에 팔아도 부자가 되는 나라라고 하더니 정말 동상이 많네"라고 말이죠.

정말 부에노스 아이레스 곳곳엔 동상이 많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동상만 구경하러 다녀도 아마 2~3일은 족히 걸릴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