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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산유국 베네수엘라에 기름이 없다고?

세계에서 가장 석유가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중동의 어느 나라를 떠올리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석유매장량 1위 국가는 남미의 석유부자 베네수엘라입니다.

"생수보다 휘발유가 저렴하네요~"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 건 석유가 그만큼 풍부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검은 황금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지금 베네수엘라에선 이런 풍경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주유소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지겹게 줄을 서고 있습니다. 정말 짜증나겠네요.>

주유소마다 기름을 넣으려면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가솔린과 경유가 모자라게 되면서죠.

​베네수엘라에서 기름이 부족해지기 시작한 건 3월 초부터라는데요. 특히 카라카스의 경우 가솔린과 경유가 턱없이 부족해 주유소마다 긴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석유매장량 세계 1위라는 베네수엘라에서 믿기지 않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주유소는 아예 가솔린 없음이라고 써붙이곤 영업을 포기했네요.>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자동차를 굴리기 힘들다는 게 그치지 않습니다. 베네수엘라는 화력발전의 의존도가 워낙 높아서 연료가 없으면 전기도 만들기 어렵거든요.

​실제로 카라카스에선 전기가 부족해 선별적인 단전이 실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카라보보, 안소아테기, 라라, 차치라 등지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자칫 전국적인 전력난이 올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문제가 심각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석유회사의 설명은 답답하다못해 한심합니다.

카리브해의 일기불순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나요? 날씨가 좋지 않아서 가솔린과 경유가 모자라게 됐다는 얘기인데...

그럼 자동차에 기름 넣으려면 일기예보부터 확인하란 말입니까?

​휘발유가 생수보다 저렴했던 베네수엘라에서 가솔린과 경유가 부족했던 적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하는데요. 정치가 얼마나 경제를 망쳤는지 정말 실감 나네요.

​석유 부국이면서 가솔린 빈국이 된 베네수엘라. 지도자를 정말 잘 뽑아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투표는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나라입니다.

오늘 공부할 스페인어 단어는 주유소입니다.

주유소는 사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마다 약간씩 표현이 다를 수 있는데요. 표준어라면 gasolinera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estación de servicio도 주유소라는 뜻으로 정말 많이 사용되는 스페인어 표현입니다.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에서 estación de servicio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