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엘살바도르에선 낙태하면 징역 삽니다

낙태에 대해 정말 엄중한 벌을 내리는 중남미 나라가 있다면 엘살바도르입니다.

​낙태를 했다, 또는 낙태를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징역을 사는 엘살바도르 여성이 많은데요. 최근에 한 여성이 징역을 살다가 사면이 됐습니다. 이 여성은 낙태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장장 18년이나 징역을 살았습니다.

​아무리 낙태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해도 정말 어이없는 일이네요.

​로페스라는 여성이 바로 이 사건의 주인공인데요. 올해 40살입니다.

이 여성은 지난 2000년에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몰래 낙태를 시도했는데 그만 당국에 발각이 됐네요. 낙태를 원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선 그에게 사법부는 징역 2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아기를 낳았는데도 말입니다.

비록 낙태를 원하긴 했지만 결국 ​아기를 낳았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았지만 당시 법원은 전혀 융통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만기출소한다면 47살에야 교도소에선 나올 운명이 된 것입니다. 낙태를 원했다는 이유만으로 말이죠.

<엘살바도르에서 여성들이 낙태 합법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 사면됐습니다. 낙태 미수(?)로 교도소에 갇혔다가 18년 만에 세상 빛을 보게 됐습니다.

​엘살바도르는 법무부 부장관을 직접 교도소로 보내 사면 소식을 전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이 사건이 큰 사회적 이슈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죠.

​그가 사면될 수 있었던 건 당국이 과거보다 낙태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덕분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 같은 사건이 최근 있었는데요.

낙태 혐의를 뒤집어쓴 한 여성이 사면된 사건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아기를 낳았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낙태를 하진 않았지만 낙태를 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는 이유에서였죠.

결국 그는 지난해 8월 징역형을 받았는데 최근 사면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이번에 로페스까지 사면으로 풀려나게 된 거죠.

​여성단체들은 로페스의 사면을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여성단체들은 엘살바도르가 황당할 정도로 낙태에 중한 벌을 내리는 건 결국 마초주의, 가부장적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낙태에 대해 매우 경직된 엘살바도르의 제도적 시선,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