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는 요즘 남미의 뜨는 별입니다. 경제적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거든요.
그런데 고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코카인과 같은 마약이죠. 콜롬비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카인을 생산하는 국가입니다. 세계에서 소비되는 코카인의 70%가 콜롬비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요. 유엔의 통계니까 믿어도 되겠죠?
그래서 콜롬비아에선 마약거래나 밀수도 심각한 문제인데요. 최근엔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남자가 휠체어에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 경찰(군복 같지만 경찰복입니다^^)이 무언가를 들고 있죠. 바로 남자의 의족이랍니다.
그런데... 의족 속에 하얀 게 보이죠? 바로 코카인입니다.
네~ 맞습니다. 남자는 의족에 코카인을 숨겨 이동하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고타 국제공항에서요.
남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검문에 걸렸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남자 평범한(?) 보통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토르 우고 아구델로. 그는 급진변화당이라는 정당의 공천을 받은 시장후보였습니다. 라우니온이라는 도시의 시장에 되겠다고 출마한 정치인이었던 것입니다.
남자의 의족에선 코카인이 무려 7kg이나 쏟아져 나왔는데요. 남자는 올해에만 여러 번 유럽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엄청난 코카인을 의족에 숨겨 밀반출했구나..." 이런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죠?
경찰에 따르면 남자가 밀반출하려둰 코카인은 순도가 매우 높은 특급이었다고 하는데요.
남자는 그간 현역 정치인이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공항에서 나름 우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검문에 걸리지 않았던 거죠.
그런 그를 딱 잡아낸 일등공신은 개였습니다. 마약탐지견이 코카인 냄새를 맡고는 휠체어 주변에서 컹컹 짖은 겁니다. 낌새를 알아차린 공항경찰이 그를 데려가 몸수색을 해보니 의족에서 코카인이 나온 것입니다.
경찰은 마약류 밀반출 미수 혐의로 그를 긴급 체포했는데요... 진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남자가 그날로 풀려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활발히 선거운동까지 하고 있다는군요.
최근엔 트위터에 "나는 지지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급진변화당 소속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구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죠? 콜롬비아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논란이 일었죠. 그러자 입장이 난처해진 급진변화당은 그를 징계하겠다고 했는데요. 날짜 기약은 없었습니다. 어쩌면 선거가 끝난 후에야 징계위원회가 열릴지도 모른다는군요.
체포는 어떻게 됐냐구요?
글쎄요... 당국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네요. 이 정도면 부패가 심각하다는 얘기인데..
콜롬비아에서 정치와 마약이 얽혀 있고(이런 건 정마유착이라고 해야하나요? ㅎㅎ), 부패의 뿌리가 깊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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