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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칠레에서 가짜 시위가 벌어진 이유

칠레에서 감동의 가짜 시위가 열렸습니다. 유기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가짜 시위를 열고 개를 살짝 속인 건데요. 유기견은 선의의 거짓말에 감쪽같이 속은 덕분에 제때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짜 시위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칠레 안토파가르타에 사는 유기견 '바키타'입니다. 

 


유기견 바키타입니다. 바키타는 스페인어로 암소를 뜻하는데요. 얼룩덜룩한 털이 마치 젖소와 같다고 해서 주민들이 붙여준 이름이라고 합니다. 

바키타는 안토파가르타에선 이미 유명 동물입니다. 지난해 칠레에서 시위 정국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시위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짖으면서 시위에 개근한 유기견 바키타는 안토파가르타에서 시위의 상징처럼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런 유기견 바키타는 최근 시위현장에서 부상을 당했습니다. 경찰이 쏜 산탄을 맞고 쓰러진 건데요. 어디에서 다쳤는지 귀까지 찢어진 상태였다고 해요. 

사람들은 유기견을 동물병원으로 데려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쉽지 않았다네요. 유기견이 사람들의 도움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유기견 바키타는 사람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했답니다. 

아무래도 유기견이다 보니 사람의 손길이 어색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가짜 시위는 안타까움에 발을 구르던 사람들이 짜낸 묘책이었습니다. 유기견 바키타가 그간 열심히 시위에 참여한 만큼 시위를 연 것처럼 사람들이 행진을 하면 따라올 것이라고 본 것이죠.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쓰러져 있던 유기견은 벌떡 일어나 가짜 시위에 나선 사람들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가짜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향한 곳은 바로 동물병원이었답니다. 미리 연락을 받은 수의사는 유기견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 마중(?)을 나가 마취주사를 꽂았습니다. 

덕분에 유기견 바키타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키타는 오른쪽 다리에 산탄 두 발을 맞았다는데요.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이제는 회복단계에 있다네요. 찢어진 귀도 꿰매서 치료를 받았구요. 

유기견을 치료하기 위해 가짜 시위까지 벌인 안토파가르타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감동적입니다. 

바키타를 치료한 수의사 알베르토 오비에도는 마치 유기견의 대변인(?)처럼 유기견이 시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대신 전했는데요. 그는 "걱정해주신 시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건강을 회복하면 곧 시위에 복귀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바키타가 직접 말을 했을 리는 없고, 그가 바키타의 심정을 대신 표현한 것인데요. 

말은 못하지만 유기견 바키타의 마음은 정말 이렇지 않았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