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인 줄 알고 데려왔는데 알고 보니 맹수 퓨마였다면 입양한 주인은 얼마나 깜짝 놀랄까요?
이런 일이 실제로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퓨마가 아직은 어린 새끼인 상태에서 정체가 드러나는 바람에 불행한(?) 일은 없었는데요. 대신 주인은 정든 퓨마와 헤어지면서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자신의 정체를 숨겼던(?) 녀석입니다. 고양이 같지만 눈이 다르네요. 왠지 맹수 티가 팍팍 나는 것 같지 않나요?
퓨마를 입양한 주인은 아르헨티나 투쿠만에 살고 있는 여성 플로렌시아 로보입니다. 그는 산에 올랐다가 우연히 녀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새끼 퓨마는 엄마의 젖을 빨고 있었는데요. 엄마는 이미 죽은 상태였습니다.
엄마가 죽은 줄도 모르고 젖을 빨고 있는 새끼를 보자 그녀는 너무 불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녀석을 입양하기로 결심했죠.
새끼 퓨마를 집으로 데려간 그는 '티토'라는 예쁜 이름도 지어주었답니다.
물론 녀석이 퓨마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저 고양이인 줄 알았을 뿐입니다.
어떻게 퓨마와 고양이를 헷갈릴 수 있냐구요? 더군다나 죽은 엄마까지 봤는데 말입니다. 죽은 엄마는 분명 다 자란 퓨마였을 테니까요. 이 이유는 나중에 설명 드릴게요.
아무튼 이렇게 새끼 퓨마는 그녀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정체를 꼭꼭 숨긴(?) 채 말이죠 ㅎㅎ
새끼 퓨마가 집에 온 지 1달쯤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이 녀석이 어디선가 오른쪽 앞다리를 다쳤습니다.
절뚝거리면서 니타난 퓨마를 본 주인은 깜짝 놀랐죠.
그 길로 주인은 티토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요.
수의사는 크게 다친 곳은 없다면서 주사만 놔주곤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더랍니다. 주인이 고양이라고 하면서 티토를 보여줬는데 수의사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고 하네요. 퓨마인 걸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이 정도면 엉터리 수의사 아닌가요? ㅎ
하지만 병원에 다녀온 뒤에도 티토는 여전히 다리를 절뚝거렸습니다.
주인은 새끼 퓨마를 데리고 다른 병원을 찾아갔는데요. 여기에서 엑스레이 등을 찍어본 의사가 이상한(?) 말을 하더랍니다. "고양이와 비슷하긴 한데... 고양이가 아닌 것 같은데요?" 라고 말이죠.
집으로 돌아온 주인은 드디어 티토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권위 있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구조재단'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죠.
티토의 정체가 드러난 건 바로 여기에서였습니다.
티토를 본 재단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양이가 아니네요. 퓨마입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고양이의 가면(?)을 쓰고 있던 티토의 정체가 드디어 드러난 것입니다.
주인은 까무라칠 정도로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티토가 맹퓨마라니...." 믿을 수 없는 일이었죠.
주인 플로렌시아 로보는 왜 퓨마를 고양이로 착각한 것일까요?
티토는 제규어런디로 알려진 퓨마였습니다. 스페인어 학명은 '야고우아라운디 퓨마'인데요. 멕시코에서 아르헨티나에 이르기까지 중남미에 서식하는 이 퓨마는 몸길이가 50~80cm에 불과하다네요.
퓨마치고는 정말 몸집이 작은 녀석인 것입니다.
플로렌시아 로보가 티토의 엄마를 봤지만 고양이로 착각한 건 엄마의 덩치가 워낙 작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다고 얕보면 절대 안 됩니다. 퓨마는 퓨마이니까요. 맹수답게 육식을 즐기는 녀석이구요.
아르헨티나는 맹수를 반려동물로 키우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플로레시아 로보도 결국 티토와 헤어지게 됐는데요.
티토는 이제 겨우 생후 2개월 된 '아기 맹수'입니다. 그래서 재단이 어느 정도 클 때까지 돌보다가 야생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는군요.
주인 플로렌시아 로보는 티토와 헤어지게 된 걸 못내 아쉬워했는데요. 그래도 법은 법이니까요...
한때 인간세상에 내려왔던 티토가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 야생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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