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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칠레의 황당한 코로나19 통계 방식

남미의 모범국가 칠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 통계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을 회복된 사람들로 간주해 통계를 잡기 시작했는데요. 칠레 정부의 해명을 들어봐도 정말 황당하네요. 

 

먼저 통계를 보기로 하죠. 

 

칠레 보건부에 따르면 1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7525명, 사망자는 82명, 회복자는 2367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이 있어요. 바로 회복자 수치입니다. 

 

<코로나19 회복자"라고 하면 당장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코로나19에 걸렸지만 병마를 이겨낸 사람들이 떠오르시죠. 하지만 칠레 정부가 말하는 개념은 다릅니다. 

 

칠레 정부가 말하는 <회복자>는 <더 이상 코로나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파할 위험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군요. 

 

개념을 이렇게 잡다 보니 <회복자>에는 병원치료를 통해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 증상이 발현했지만 14일 자가격리로 증상이 사라진 사람... 그리고 사망자가 포함됩니다. 

 

사망자는 무덤에 묻히니까 더 이상 코로나19 전파자가 될 수 없다는 거죠... ㅠㅠ

 

칠레 보건부 장관 하이메 마냘치입니다. 의사 출신이네요.

칠레가 이렇게 황당한 통계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건 지난 7일이었는데요. 당시 하이메 마냘치 칠레 보건부장관은 코로나19 브리핑을 하면서 "더 이상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없는 898명을 회복자에 포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여기에는 안타깝게도 사망한 사람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망자는 곧 회복자>라는 황당한 통계를 내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입니다. 

 

그는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글쎄요... 이게 맞는 말인지...

 

칠레 보건부는 매일 홈페이지에 코로나19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현황은 도표로 정리돼 있는데요. 작정하고 황당한 통계를 내기로 한 때문인지 확진자와 사망자는 같은 도표에 정리돼 있지만 회복자는 별도로 표시돼 있습니다. 

 

회복자에 사망자를 포함시켰으니 회복자와 사망자를 같은 도표에 넣을 수 없게 된 때문이죠. 

 

이 분이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시랍니다.

칠레가 이런 무리수를 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르헨티나와의 묘한 경쟁의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회복자에 사망자를 포함시키라고 지시한 사람은 바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라고 하네요. 

 

남미에 살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묘한 앙숙입니다. 경쟁심도 대단하죠. 그런데 아르헨티나는 코로나19에 정말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직접 그래프를 보이면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습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회적 의무격리를 26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때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의 코로나19 현황을 비교했습니다. 

 

10일 기준으로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9638명, 칠레 확진자는 6501명이었지만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975명이었어요,

 

코로나19 사망자는 브라질 1057명, 칠레 65명, 아르헨티나 82명이었는데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칠레의 인구는 아르헨티나의 1/3에 불과하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인구는 4500만 명, 칠레의 인구는 1873만 명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중한 상황에서 이런 황당한 현황 통계를 내다니 소식을 듣고는 마음이 씁쓸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