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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중남미 최초 '비닐봉투 청정국' 칠레, 사용 전면 금지

칠레가 환경선진국을 향해 힘찬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칠레는 3일부터 쇼핑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는데요. 

 

중남미에서 쇼핑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한 건 칠레가 처음이네요. 경제가 개방적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칠레는 다방면에서 모범적인 정책을 많이 구사하네요. 

 

칠레가 쇼핑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작정하고 법을 제정한 건 지난 2018년이었습니다. 

 

칠레 의회는 2년간 단계적으로 쇼핑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중단한다는 일정을 잡고 법을 제정했는데요. 법에는 '차오(안녕) 비닐봉투 법'이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습니다.

 

사실 약간은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국민들은 친환경 법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2018년 칠레에서 제정된 법 가운데 가장 좋은 법을 꼽으라는 설문에서 '차오(안녕) 비닐봉투 법'이 1등을 차지했으니까요. 

 

법은 당장 2018년 8월 3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됐는데요. 1단계는 마트 등에서 나눠주는 쇼핑용 비닐봉투의 수를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엔 손님들에게 필요한 만큼 비닐봉투를 넉넉히 주곤 했는데 이걸 1인당 2장으로 제한한 것입니다. 

 

"불편하시죠? 슬슬 준비하세요~" 소비자들에겐 이런 메시지를 주는 단계였다고 할 수 있네요. 

 

6개월 후 칠레는 2단계에 돌입했습니다. 대형 마트를 상대로 쇼핑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금지한 것입니다. 

 

대형 마트는 그야말로 쇼핑용 비닐봉투를 펑펑 사용하는 대표적인 곳이었죠. 계산대에 서면 계산원이 비닐봉투를 한 움큼 뜯어 툭 던져주곤 했으니까요. 이제 그걸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일반 상점에는 1인당 2장 조치가 유지됐는데요. 유예기간은 1년6개월 후인 2020년 8월 2일까지였습니다. 

 

자~ 이제 그 기간이 만료됐죠. 칠레는 일정대로 법이 제정된 지 2년 만에 쇼핑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했습니다. 드디어 쇼핑용 비닐봉투 청정국이 된 것입니다!

 

쇼핑용 비닐봉투의 사용이 금지된 만큼 이젠 규정을 어기면 처벌을 받게 되는데요. 적발되면 최고 33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지금의 환율로 39만원 정도 되네요. 

 

그간 거둔 성과도 고무적입니다. 

 

칠레 환경부에 따르면 법이 단계적으로 시행된 지난 2년간 칠레에서 절약한 쇼핑용 비닐봉투는 자그마치 50억 장으로 추정되는데요. 

 

이게 얼마나 많은 것이냐 하면... 일렬로 연결할 때 275만 km에 달하는 길이가 된다고 합니다. 지구와 달의 거리와 비교하면 7.1배, 지구를 68바퀴 도는 것도 맞먹는 길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합니다. 

 

아르헨티나 등 이웃국가에서도 비슷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사실 아직은 미흡한 단계입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를 보면 썩기 쉬운 재료로 만든 비닐봉투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용을 금지하진 않고 있거든요. 

 

작정하고 친환경 정책을 밀어붙인 칠레의 뒤를 이어 진짜로 환경을 걱정하는 국가, 구체적으로 친환경 조치를 취하는 중남미 국가가 더욱 늘어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