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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마스크 깜빡한 칠레 대통령의 자가 고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벌금을 때려 달라면서 자기 자신을 고발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일까... 하고 보니 마스크를 깜빡한 죄를 물어달라는 것이었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칠레에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는데요. 대통령이 의무 규정을 위반했으니 죄의 값(?)을 치르겠다는 것입니다.

 

남반구는 이제 여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성미가 급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바닷가를 찾고 있어요. 

 

피녜라 대통령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지난 주말 수도 산티아고에서 160km 떨어진 카차구아 바닷가를 찾았습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찾은 바닷가였다고 하는군요. 

 

<피녜라 대통령이 방문한 바닷가입니니다. 풍경이 엄청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네요.>

피녜라 대통령은 바닷가 산책에 나섰습니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걸치고 말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을 알아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사진 1장만~" 이러면서 몰려든 사람도 많았죠. 피녜라 대통령은 친절하게 포즈를 취해주면서 일일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는데요. 

 

아뿔싸... 그만 마스크를 깜빡한 상태였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피녜라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사진을 본 네티즌들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놓고 정작 자신은 마스크를 끼지 않았네?"라면서 말이죠. 

 

네~ 맞습니다. 칠레에선 지금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칠레 보건부는 바닷가 방역수칙까지 내놨는데요. 

 

바닷가에 놀러간 사람들은 최소한 1m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단체로 놀러간 경우엔 그룹 간 5m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해요. 

 

마스크 착용은 바닷가에서도 필수입니다. 이동할 때나 타인과 적어도 2m 이상 떨어져 있을 때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습니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런 수칙을 모두 위반한 것입니다. 

 

논란이 증폭되자 피녜라 대통령은 7일 보건 당국에 스스로를 고발했습니다. "내 죄를 내가 알고 있사오니 벌을 주십시오~"라고 고해성사를 한 셈이죠. 

 

보건부 관계자는 "방역규정에 따라 징계를 하면 피녜라 대통령에게 최고 250만 페소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원화로 환산하면 364만원 정도 되는 돈입니다. 

 

피녜라 대통령은 SNS와 대통령실 입장문을 통해 대국민 사과도 했습니다. 

 

그는 "한동안 혼자 걸으면서 산책을 했는데 (나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고 사람들이 몰려든 게)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미처 마스크를 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는데요. 

 

매우 유감스러운 실수였다면서 국민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깨끗하고 신속하게 사과를 하는 모습은 보기 좋네요. 

 

<논란이 불거지자  피녜라 대통령은 이렇게 마스크를 끼고 걷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

칠레는 지금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수도 산티아고는 주말마다 자가격리를 실시하기로 했다는데요. 

 

7일 기준으로 칠레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56만2142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만5663명이나 됩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하루속히 종식되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