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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베네수엘라, 올해도 중남미 살인율 1위

중남미에서 생존하기 가장 어려운 국가는 어디일까요? 

 

통계로 보면 목숨을 담보로 사투를 벌여야 하는 국가는 바로 베네수엘라였습니다. 살인율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뜻이죠. 

 

베네수엘라가 또 중남미 최고 살인율을 기록했습니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이젠 세는 것도 힘드네요. 

 

베네수엘라의 비정부기구(NGO) <폭력관측대>가 29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베네수엘라의 실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에선 1만1891명이 살해됐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살해된 사람, 즉 살인율은 자그마치 45.6명이었어요. 멕시코(10만 명당 30명), 브라질(23.5명), 콜롬비아(23.3명) 등을 가볍게 제치고 중남미 최고를 찍은 것입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베네수엘라의 사정은 그나마 좀 나아진 편이에요. 

 

2019년 베네수엘라에서 살해된 사람은 1만6515명, 살인율은 60.3명이었거든요. 

 

살해된 사람의 수나 살인율도 현격히 떨어졌지만 여전히 중남미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해되는 국가라는 오명을 올해도 벗진 못했다는 것이죠. 

 

베네수엘라에서 이렇게 살인이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놀랍게도 범인은 범죄가 아니라 공권력이었습니다. 

 

<폭력관측대>의 보고서를 보면 올해 베네수엘라에서 살해된 사람 중 4231명은 공권력에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경우였습니다. 쉽게 말해 경찰이나 군이 죽였다는 거죠. 

 

베네수엘라는 코로나19 청정국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19 사망자는 1018명뿐입니다. 

 

물론 통계에 큰 신뢰가 가진 않지만 일단 믿고 비교해본다면 코로나19로 죽은 사람보다 공권력에 목숨을 빼앗긴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뜻이 됩니다. 

 

이러니 "코로나보다 경찰이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공권력이 죽인 사람은 이 4231명보다 훨씬 많을 수 있습니다. 

 

<폭력관측대>는 이번 보고서에서 주민 3507명이 의문사를 당했다고 했는데요. 기술상 의문사로 분류했지만 사실상 공권력에 의한 죽음이었다는 게 이 단체의 설명입니다. 

 

조사를 받다가 사망한 사람 등이 대거 이렇게 분류가 됐다고 하니 일리 있는 주장이죠. 

 

공권력 살인은 아예 범죄 살인마저 앞질렀습니다. 강도 등 범죄자가 죽인 사람보다 경찰이나 군이 죽인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에선 범죄자 살인으로 주민 100명이 죽을 때 경찰이나 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101명이었습니다. 

 

통계 비율로 봐도 경찰이 범죄자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게 입증된 것인데요. 이런 일은 베네수엘라 건국 이래 사상 처음이라고 하는군요. 

 

이렇게 죽어나가는 주민들은 보통 청년들입니다. 공권력이 살해한 주민 중 90%가 18~40세 사이라고 해요.

 

공권력이 청년들을 마구 죽이고 있는 나라... 어느 나라도 베네수엘라처럼 되어선 절대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