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을 훌쩍 넘긴 콜롬비아의 할아버지가 박사논문을 내 남미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때 태어나셨고, 2차 세계대전 때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공학도 루시오 치키토 카이세도 할아버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신데요.
도전으로 가득한 할아버지의 인생은 정말 멋집니다.
카이세도 할아버지는 지난 9월 영국 맨체스터대학에 박사논문을 제출하셨습니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이제야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할아버지가 박사논문은 수자원 이용에 대한 것인데요. 수력발전에 최적 유량(흐르는 물의 양)을 수학적인 방법으로 계산하는 법을 연구하셨다고 해요.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사실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문제는 지난 200년간 그 누구도 풀어내지 못한 숙제라고 하는군요.
난제 중의 난제라는 얘기인데 그런 문제에 도전장을 냈다는 사실 만으로도 할아버지는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더욱이 100살이 훌쩍 넘긴 나이에 말이죠.
할아버지는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콜롬비아 칼리에서 출생하셨습니다. 올해 104살, 이제 내년이면 105살이 되시죠. 하지만 사진을 보면 정말 동안이세요.
할아버지의 아버지는 철도회사에 다니셨는데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할아버지는 공학도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콜롬비아 국립대학을 졸업한 할아버지는 1943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십니다.
우연히 신문에 실린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장학금 광고를 보고 지원한 게 할아버지에게 유학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하는데요.
꿈을 갖고 건너간 영국의 당시 상황은 처참했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을 때였으니까요.
폭격을 당한 건물들이 쓰러져 여기저기 잔해가 널려 있었고요, 추락한 비행기에선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는 "지붕이 완전히 날아간 기차역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학업에 열중한 할아버지는 공학을 전공하셨고, 1947년 마침내 맨체스터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이후 한동안 영국에 살다 1950년대 모국 콜롬비아로 귀국하셨는데요.
할아버지는 기업인으로 변신해 눈부신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콜롬비아의 공기업 메데진, 인테그랄 주식회사 등이 모두 할아버지를 통해 탄생했다고 하네요. 유학파 공학도가 조국의 경제발전에 힘을 쏟아 부은 것이죠.
할아버지는 인재 양성에도 큰 관심을 갖고 계셨는데요.
1978년 안티오키아 공대 설립에 동참하신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사신 할아버지가 이번에 박사논문을 낸 것입니다. 73년 전에 전에 졸업한 모교 맨체스터대학교에 말입니다.
맨체스터대학은 다른 유럽대학의 교수 2명을 포함한 3인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논문을 심사할 예정이라는데요.
통과되면 곧 105살이 되는 할아버지는 박사님이 되십니다^^
할아버지는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논문을 쓰기엔 최적의 환경이었다"고 하셨는데요.
긍정적인 마인드가 정말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할아버지에겐 이것도 끝이 아닙니다. 홀가분하게 논문을 마친 할아버지는 이제 독일어 복습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하시네요. 초등학교 배운 독일어를 다시 공부하시겠다는... 정말 의지의 끝판왕이십니다.
할아버지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는데요.
아침시간을 잃어버리는 사람은 하루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아침형 인간으로 인생을 열심히 살라는 뜻이죠.
게으른 사람이 많은 남미에 이런 분이 남미에 계시다는 게 참 인상적입니다. 박사학위도 꼭 취득하시고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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