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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베네수엘라 빙하가 다 녹아버릴 것 같아요

베네수엘라가 남미에선 최초로 빙하를 잃어버린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빙하가 아예 없는 나라는 아니지만 있다가 없는 1호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베네수엘라에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산악 빙하가 빠르게 녹아버리고 있어 나오는 암울한 이야기입니다. 

 

베네수엘라에는 원래 산악 빙하가 여럿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딱 1개만 남아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서부 메리다에 있는 움볼드트 빙하가 바로 그곳이죠. 

 

안데스산맥에 끼어 있는 움볼드트 빙하는 높이가 해발 4000m에 달하는데요. 1910년 자료를 보면 당시 빙하는 축구장 300개를 합쳐놓은 것과 같을 만큼 방대한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110년이 흐른 현재 움볼드트 빙하는 축구장 5개의 크기로 바짝 쪼그라들고 말았다네요. 110년 만에 전체 면적의 99%가 사라진 것입니다. 

 

<예전엔 첫 사진 같은 모습의 움볼드트가 지금은 이런 몰골(?)이 되고 말았습니다>

호세 마누엘 로메로는 2000년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움볼드트 정상에 오른 베네수엘라의 탐험가입니다. 

 

그는 "당시만 해도 만년설이 끝없이 펼쳐진 움볼드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회상하며 산악 빙하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는데요. 

 

특히 그의 비애가 큰 건 이미 빙하가 사라지는 걸 2번이나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에는 원래 산악 빙하가 5곳이었는데 이 가운데 2개가 사라지는 걸 직접 목격한 산증인이라는 거죠.  로메로는 "지난해 볼리바르 빙하가 완전히 녹아 사라지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볼리바르 빙하 없는 12월을 맞아야 했다"고 거듭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움볼드트 빙하에도 긴 시간이 남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만년설이 빠르게 녹고 있어 앞으로 움볼드트 빙하에 남은 생존(?) 기간은 불과 10년이 채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요. 

 

베네수엘라 로스안데스대학 환경과학연구소의 연구원 알레한드라 멜포는 "2030년이 되기 전에 움볼드트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시한부 판정 비슷한 예상인데요.

 

결국 베네수엘라는 빙하가 있다가 사라진 첫 남미국가로 기록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