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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코로나 걸린 할아버지에게 바친 머리카락

사정은 다르지만 효녀 심청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걸린 할아버지를 위해 소중하게 기른 머리를 잘라 판 16살 멕시코 소녀 아나 파올라 로메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로메로는 할아버지의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산소탱크를 구입하기 위해 긴 머리카락을 잘라 팔았습니다. 

 

효심 지극한 로메로는 방학을 맞아 2달째 멕시코주(州)의 톨루카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로메로의 가족에게 끔찍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건 지난해 12월 말이었습니다. 

 

삼촌이 코로나19에 걸렸는데 이게 그만 전 가족에게 퍼지고 만 것입니다. 자그마치 가족 10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에 걸렸으니 집안이 쑥대밭이 된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16살 소녀 로메로도 지난달 3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후각과 미각을 잃어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데요. 종종 찾아오는 심한 두통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로메로는 자신보다 할아버지가 더 걱정입니다. 68살이신 할아버지는 당뇨를 앓고 계시는데 코로나19에 덜컥 걸렸으니 가족들의 걱정이 보통이 아닌 거죠. 

 

로메로가 긴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한 건 할아버지를 위해서였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고, 할아버지도 입원을 원하시지도 않아 할아버지는 지금 집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계신데요. 

 

호흡곤란 때문에 산소탱크가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가족이 코로나에 걸린 후 산소탱크, 약 등을 사느라 쓴 돈은 어느새  4만 페소(약 220만원)로 불어났는데요. 

 

할아버지를 위해 산소탱크를 또 사야하는 데 돈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로메로가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서 돈을 보태기로 결심한 이유입니다.

 

로메로는 "거울을 보면서 긴 머리를 빗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긴 머리카락은 로메로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는 것이죠. 

 

그런 머리를 눈물을 머금고 싹둑 자른 로메로, 자른 후 재어보니 머리카락의 길이는 자그마치 73cm였습니다. 

 

로메로는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머리카락을 매물로 내놨는데요. 팔긴 팔았지만 손에 쥔 돈은 2500페소(약 13만7000원)뿐이었습니다. 

 

멕시코에서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산소탱크의 가격은 5700페소(약 31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아끼고 아끼던 머리카락을 잘랐건만 필요한 돈의 절반도 마련하지 못한 것이죠. 

 

그래도 로메로는 후회를 하진 않았습니다. 로메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태어나서 이렇게 짧은 머리카락을 갖긴 처음"이라면서도 "머리카락을 또 자랄 텐데요 뭐..."라고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로메로는 긴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결심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란 질문에 로메로는 "할아버지를 잃는 것보다는 긴 머리카락을 포기하는 게 낫죠"라고 했는데요. 어린 나이지만 마음씨가 정말 곱습니다. 

 

로메로는 "머리카락을 잘라 팔면 산소탱크 1개는 장만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많이 부족했다"면서 "가족을 위해, 할아버지의 완치를 위해 무슨 일을 더 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했는데요. 

 

로메로와 할아버지, 가족 모두가 코로나를 이겨내고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길 저도 기도해야겠네요. 로메로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