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자신을 치료해준 여의사에게 도둑질을 한 남자가 붙잡혔습니다.
환자로 자신을 찾은 지 불과 4시간 만에 자신에게 도둑질을 하다 붙잡힌 남자를 본 여의사의 심경은 어땠을까요?
황당하다 못해 참담하지 않았을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킬메스에 있는 이리아르테 병원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인데요.
양심불량 철면피 남자가 경찰과 함께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건 밤 11시쯤이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자해소동을 벌이다 머리를 다친 남자였다고 합니다.
얼마나 세게 유리창에 헤딩을 많이 했는지 두개골에 미세하게 금이 간 상태였다고 해요. 자해소동을 벌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여의사는 정성껏 환자를 살펴주고 돌려보냈습니다.
여의사는 코로나19 때문에 비상이 걸리는 바람에 요즘 숙직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이날 숙직실에서 잠자리에 든 건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3시쯤 여의사는 경비원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빨랑 내려와서 이것 좀 확인해주세요"라는 내용이었어요.
영문을 모르는 여의사는 정문으로 내려갔는데 경비원이 자신의 백팩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왠지 낯설지 않은 남자가 서 있었구요.
경비원은 "이 남자가 나가는데 아무리 봐도 의사선생님 백팩 같아서 조사를 했습니다"라고 했는데요. 여의사가 보니 자신의 것이 맞았습니다.
그리고 백팩을 갖고 나가려던 남자를 가만히 살펴보니... 아, 글쎄 이 남자, 바로 어제 밤 11시(불과 4시간 전이죠) 자신에게 치료를 받고 간 자해소동 남자지 뭡니까..
여의사는 "집에도 못 가고 환자들을 보고 있는데 심한 배신감이 든다"고 허탈해 했는데요. 그래도 도둑을 잡은 건 순전히 내 백팩을 알아본 동료(경비원을 지칭) 덕분이라며 "세상에 대한 실망감이 크지만 그래도 이런 좋은 친구들이 있어 위로가 된다"고 했습니다.
남자가 왜 자해소동을 벌였는지.. 왜 도둑질을 했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인데요.
아무튼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정성껏 치료해줬는데 은혜를 도둑질로 갚다니... 배은망덕이 딱 맞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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