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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등교 중단에 화난 아르헨티나 학생들

코로나19에 지치고 지친 아르헨티나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봉쇄령을 강화했는데 학교에 못 가게 되자 학생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입니다. 

 

"학교 가는 걸 막지 말아 달라"는 게 어린 학생들의 요구인데요. 학심(?) 폭발에도 일리는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하고... 정부도 난감할 것 같습니다. 

 

먼저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부터 살펴보도록 할게요. 

 

18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268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누적 5만9164명으로 6만 명에 육박하고 있어요. 

 

문제는 1차 유행 때인 지난해에 비해 확진자 수가 어마 무지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의 일간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5000명 전후였습니다. 사실 이것도 엄청나게 많은 수죠. 

 

그런데 4월 들어 아르헨티나의 확진자 수는 그야말로 폭증세입니다. 

 

지난 주에는 매일 평균 2만5000명꼴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특히 16일엔 2만9472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최고 기록을 세웠죠. 

 

상황이 이렇게 다급해지자 아르헨티나 연방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초강력 봉쇄령을 발동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통행금지와 상업계 영업 제한입니다. 

 

통행금지는 16일부터 시행되고 있는데요. 저녁 8시~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상업계의 영업시간도 오후 7시까지로 제한되기 시작했어요. 필수 업종을 제외하면 오후 7시부터는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당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식당은 7시 이후에도 영업은 허용되지만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만 가능하죠. 

 

사실 오후 7시까지 영업도 자유로운 건 아니에요. 야외 테이블에서만 손님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니까요. 

 

아르헨티나 수도권에는 쇼핑몰이 많습니다. 어림잡아 30개는 훌쩍 넘는데요. 

 

초강력 봉쇄령에 따라 쇼핑몰은 아예 오픈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등교 중단, 즉 대면 수업의 전면적인 비대면 전환은 이런 일련의 조치들과 함께 발동된 긴급조치입니다. 

 

그러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입니다. 

 

통행금지도 좋고, 상점의 영업제한도 좋은데 제발 학교만은 건들지 말라면서 대대적인 시위가 시작된 것입니다. 

 

사실 피해가 큰 상인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설 줄 알았는데 다소 엉뚱한(?) 곳에서 민심이 폭발한 것입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대다수 학교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어 굳이 등교를 금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시위는 아르헨티나 대통령관저, 오벨리스코 광장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는데요.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에선 단순히 지식만 배우는 게 아니다" "비대면 수업이 대면 수업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맞는 말이죠.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1호 확진자가 나온 뒤로 5개월 넘게 초강력 봉쇄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후 국민이 지칠 대로 지치자 방역의 고삐를 풀기 시작했는데요. 이때 경각심이 풀리면서 코로나19가 유행하게 된 측면이 분명 없지 않아 있습니다. 

 

돌머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이 "자전거 탈 때는 마스크 착용하지 않아도 돼~" 이러면서 연방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죠.  

 

아무튼 장기 봉쇄로 국민들이 지쳤던 건 분명한 사실인데요. 

 

또 다시 초강력 봉쇄가 발동되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거리로 밀려나와 시위를 벌이며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학생들은 19일 학교를 찾아가 인간띠를 두르는 퍼포먼스 시위를 벌이겠다고 했는데요. 코로나19 재유행에 사회적 긴장까지 증폭되는 양상이네요. 

 

지긋지긋한 코로나19 사태, 언제쯤 막을 내릴 것인지, 마스크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날이 오긴 올 것인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