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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베네수엘라 최저임금 이야기

세계에서 최저임금을 가장 자주 올리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구체적으로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남미의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아닐까 싶어요. 베네수엘라는 지난 4년간 무려 19번이나 최저임금을 올렸으니까요. 

 

그런 베네수엘라가 5월부터 또 최저임금을 올렸습니다. 게다가 인상률도 화끈하게 300%에 육박하네요. 이제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은 이제 좀 살만해진 것일까요? 

 

 베네수엘라는 근로자의 날, 현지에선 흔히 노동절이라고 부르는 지난 1일을 기해 최저임금 인상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노동절기념식에 참석한 노동부장관을 통해 최저임금을 288% 올린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따라 4월까지 180만 볼리바르였던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은 5월부터 700만 볼리바르로 뛰게 됐습니다. 

 

정상적인 국가에서라면 노동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할 일인데요.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을 대폭 끌어 올렸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이 받는 돈은 푼돈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지금의 베네수엘라 공식 환율로 계산해 보면 인상 전 최저임금은 미화 64센트(약 715원), 인상 후 최저임금은 2.4달러(약 2680원)에 불과합니다. 

 

주 5일, 매달 20일 동안 열심히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노동자들이 받는 하루 임금은 우리 돈 130원 정도에 불과한 셈입니다. 

 

산유국의 최저임금이 겨우 이 정도 수준이라니 정말 믿기 힘든 일이죠? 

 

베네수엘라에선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식품교환권을 나눠주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식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바우처 같은 것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이번에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식품교환권의 금액도 올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올린 금액이 1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네요.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식품교환권까지 받으면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용금액은 3.5달러 정도가 된다고 해요. 

 

4월과 비교하면 노동자의 소득이 300% 이상 늘어나게 된 셈이죠. 

 

하지만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치즈 1kg와 우유 1리터뿐이라고 합니다.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잘못된 정치가 얼마나 국민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는데요. 

 

주변에 있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을 보면 참 착한 사람들이 많은데 나라가 저 모양이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하루빨리 무능한 독재정권을 끌어 내리고 차베스주의를 폐기처분해야 나라가 정상이 될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