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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가족에게 코로나 퍼뜨린 청년, 파산 위기

코로나19 사태 초기 가족들을 코로나19에 감염시킨 아르헨티나 청년이 사실상 전 재산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의 가압류조치를 당했습니다. 

 

물어줄 돈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기도 한데요. 아무래도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경솔하게 행동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에릭 토랄레스(25)의 이야기입니다. 

 

토랄레스가 사고를 친 건 지난해 3월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2월 25일부터 약 보름간 미국을 여행했는데요. 여행을 마치고 아르헨티나에 귀국한 건 3월 13일이었습니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죠.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무조건 14일 자가격리를 해야 했습니다. 

 

토랄레스도 당연히 자가격리 대상이었지만 그는 이 수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귀국한 날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더니 급기야 사흘 뒤인 지난해 3월 16일은 여자 사촌동생의 15살 생일파티에 참석했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르헨티나에서 여자의 15살 생일파티는 성대하게 치르는 게 보통입니다. 결혼식보다 화려하게 파티를 여는 경우도 흔하죠. 

 

코로나에 걸렸을지도 모르는데 파티에 간 청년 토랄레스는 결국 여기에서 사고를 냈습니다.

 

파티에 간 날은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는데 이틀 뒤부터 코로나19를 의심할 만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이 나왔습니다. 

 

당국이 역학조사를 해보니 청년으로부터 감염된 사람이 가족을 포함해 최소한 19명이었다고 하네요. 집단감염을 일으킨 것입니다. 

 

안타까운 건 손녀딸의 15살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린 할아버지인데요. 토랄레스에게도 물론 할아버지가 되죠. 

 

할아버지는 손자로부터 코로나19에 걸려 병상에 누운 지 불과 며칠 만에 78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손자의 부주의가 할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셈이죠. 

 

행정 당국의 고발로 토랄레스는 현재 가택에 연금된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청년은 감염병을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 징역을 살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청년은 사법부에 각종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간을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사법부는 번번이 그의 요구나 지적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5000만 페소 규모의 그의 재산에 가압류 명령을 내렸네요. 5000만 페소면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억이 넘는 큰돈이에요. 

 

정식 재판은 이제 곧 열릴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자가격리 의무를 가볍게 무시하고 타인들을 고생시킨 청년, 게다가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까지 했으니 대가를 치르는 게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