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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쓰레기봉투 속에 우편물 2만 통이 가득!

이메일이 보편화하면서 손편지를 쓰는 분이 많이 줄었습니다. 뒤이어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손편지를 쓸 일은 더욱 적어진 듯한데요.

정성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써내려간 편지의 감동이 사라진 것 같아 약간은 아쉬운 일이기도 합니다. 


손편지가 감동이라면 우체부는 감동을 전하는 분입니다.

스페인어로 편지는 carta라고 해요. 우체부는 cartero라고 한답니다. 단어가 비슷한 것만 보아도 우체부와 편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걷다 보면 가죽가방을 어깨에 둘러맨 우체부를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체감온도가 30도를 훌쩍 넘는 더운 날이나 폭우가 내리는 날이나 길을 누비고 계시죠.


물론 이제는 가방 속 내용물이 크게 바뀌었지만요. 예전엔 주소별로 정리한 편지가 가방에 가득했다면 지금은 반갑지 않은(?) 각종 고지서가 훨씬 많은 편이겠죠^^


오늘 소개할 이야기의 주인공인 바로 우체부입니다. 하지만 감동의 이야기는 아니고... 우편물을 떼먹은 우체부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전달해야 할 우편물을 전달하지 않고 무려 2만 통이나 슬쩍한 우체부가 발각된 겁니다. 

 

이번에야 알 게된 일이지만 우체부가 우편물을 집으로 가져가는 건 불법이라고 하는데요. 이 아저씨는 배달할 우편물을 집으로 가져가 쓰레기통투에 넣어 보관을 했습니다. 이유는 "일이 너무 많아서"였다고 하네요. 정말 어이 없는 일이죠.

 

법원은 빼돌려 보관하고 있던 우편물을 모두 배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하는데요. 이 우체부 아저씨 진땀 좀 흘리게 되셨네요.


제가 쓴 기사입니다.

 


 


우편물 2만 통 은밀히 보관한 우체부, "이걸 다 배달하라고?"

전달하라는 우편물을 전달하지 않고 집에 차곡차곡(?) 보관한 우체부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지방 법원은 최근 타인의 우편물을 집으로 빼돌린 우체부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배달하지 않고 불법으로 보관한 우편물을 모두 배달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범죄가 드러난 지 만 5년 만에 내려진 늑장 처벌이다.

문제의 우체부는 2009년 자식을 학대한다는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현장 확인을 위해 찾아간 경찰은 압수수색을 하다가 우연히 쓰레기봉투를 무더기로 발견했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껴 봉투를 열어본 경찰은 깜짝 놀랐다. 봉투 속엔 배달되지 않은 우편물이 가득 들어있었다.

 

우체부의 집에선 우편물로 가득 찬 쓰레기봉투가 10개나 쌓여있었다. 경찰이 일일이 세어보니 우체부가 배달하지 않고 숨겨놓은 우편물은 무려 1만9302통이었다. 편지 중 일부는 봉투가 개방된 상태였다.

검찰은 우편물 취급에 대한 법을 어긴 혐의로 우체부를 기소했다.

5년간 지루하게 계속된 재판에서 우체부는 "소화할 수 없는 업무량에 밀려 집에서 일을 처리하려 했던 것"이라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하루에 배달할 수 있는 우편물은 200통 정도였지만 우체국에선 매일 500통을 전달하라고 했다."고 했다. 집에서 미리 우편물을 동네별로 분류를 하려고 했지만 일이 밀리다 보니 원치 않았지만 배달을 못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그러나 우편물을 집으로 가져가선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게 명백하다면서 우체부의 이런 주장을 기각했다.

우체부에겐 1년 집행유예 판결과 함께 불법으로 빼돌려(?) 보관한 우편물을 모두 배달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우체국 관계자는 "우체부가 배달하지 않은 우편물 중에는 만기된 고지서도 많아 늑장배달에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반성하라는 의미의 상징적 명령 같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