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남편이 애를 가졌어요" 성전환부부의 2세 소식

에콰도르에 사는 한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답니다. 벌써 임신 5개월이래요. 그런데 아기를 임신한 사람은 부인이 아니라 남편입니다.

이해 되세요? "아하~"라면서 고개를 끄덖이는, 눈치빠른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네~ 맞아요. 성전환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성전환부부의 사진입니다. 남편이 원래 여자였어서 그런지 예쁜 것 같기도 합니다. 부인은 얼굴선이 좀 굵죠?>

 

부부는 남편의 임신 소식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띄웠는데요. 글을 올린 사람은 에콰도르 출신인 부인 다이안 로드리게스였습니다.

부인은 2세 소식에 무척이나 고무된 듯 "남편 임신을 했대요"라면서 초음파사진까지 공개했어요. 임신 5개월인데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다이안 로드리게스는 에콰도르에서 꽤나 이름이 알려진 활동가입니다. 공인인 셈이죠. 남편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에콰도르에 정착한 페르난도 마차도입니다.

스페인어를 아시는 분은 벌써 눈치 채셔겠지만 다이안은 여성이름, 페르난도는 남자이름이죠.

이름만 보면 분명 남편은 남자, 부인은 여자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부부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신분증을 보면 성전환 전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부인 다이안 로그리게스의 신분증에는 원래 남자였다는 의미로 M이라는 표시가, 남편 페르난도의 신분증에는 원래 여자였다는 뜻으로 F라는 표시가 있다고 합니다.

 


동성연애나 성전환에 대해 상당히 관대한 편인 남미지만 성전환 부부의 2세 소식은 다시 한 번 성전환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남자였던 엄마, 여자였던 아빠가 과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는가"라는 비난이 나오면서 시작된 논란입니다.

다이안 로그리게스는 "우리 부부는 아기에게 완벽한 아버지와 어머니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성전환자인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불행한 자, 마음에 공허를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반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아기를 위해서라도 두 사람이 훌륭한 부모가 되길 바랍니다.


 

스페인어 한마디에요. "임신했다"를 스페인어로 하면 estar embarazada인데요. 보통 이렇게 여성형으로 쓸 수밖에 없는 표현인데 이 커플의 경우엔 남성형으로 estar embarazado라고 해야 되겠네요.

 

남녀의 구분이 뚜렷한 스페인어라서 그런가요? Estar embarazado라고 하니까 묘한 느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