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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기후변화로 바짝 말라버린 볼리비아의 대형 호수

남미 볼리비아에는 바다가 없습니다. 볼리비아는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인 그야말로 내륙국가입니다. 그래도 해군은 있다는 사실은 참 재미있습니다.

볼리비아에서 호수는 그 의미가 특별합니다. 바다가 없으니까 호수와 하천 등이 중요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최근에 볼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가 사막처럼 말라버려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말라버린 호수를 보면 충격입니다. 호수에 둥둥 떠있어야 할 배가 마른 땅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 배에서 어망을 들고 서있는 어부... 참담한 모습입니다.

 


<육지에 놓여 있는 배에 탄 어부에요. 심정이 어떨까요 ㅠㅠ>


볼리비아에서 가장 큰 호수는 유명한 티티카카 호수입니다. 황야로 변해버린 호수는 티티카카 호수에 이어서 볼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푸포 호수입니다.

푸포 호수의 면적은 무려 4600km2였습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호수였죠. 지도를 보면 호수가 얼마나 큰 지 짐작이 가실 거에요.


 그런데 이제 푸포 호수는 3~4군데 살짝 물이 고여 있는 황폐한 땅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엄청나게 컸던 호수가 이젠 물을 찾아보기 힘든 땅이 되고 만 것입니다. 그나마 땅도 징그러울 정도로 갈라져 있습니다. 엄청난 가뭄을 겪은 것처럼 말이에요.

안타까운 건 이미 회복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현지 언론은 "물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호수가 황폐해졌다"면서 "호수가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푸호 호수는 볼리비아 오루로 주에 위치해 있는데요. 오루로 주정부는 최근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푸포 호수를 살려보겠다는 건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엄청난 돈을 퍼부어야 하는데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호수를 살려보기 위해선 8억 볼리비아노스를 투입해야 한다는데요.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약 1350억원 정도 되네요. 큰돈입니다.


푸호 호수는 왜 이런 비극적 상황을 맞게 됐을까요?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엘니뇨와 라니냐, 기후변화가 호수를 마르게 한 주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루로대학 농과교수 밀톤 페레스에 따르면 푸포 호수는 면적은 컸지만 수심은 1.5~4m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수심이 얕아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곳이었는데 무관심 속에 결국 기후변화와 엘니뇨, 라니냐의 희생양이 됐다는 것입니다.

호수가 말라버리면서 생활과 경제도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물고기가 없어지니까 당장 어부들이 생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리던 어부는 350가정에 이른다는데 얼마나 막막할까요.

 

생태계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해요. 예전엔 파충류 등이 많이 서식했는데 자취가 사라진 겁니다.

현지 언론은 "볼리비아 남부에서 북부로 이동하는 철새에게 푸포 호수는 쉼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철새가 중간에 쉴 곳이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근에는 남미에 서식하는 푸마 등 야생동물도 살었었는데 식수가 사라지면서 동물들도 간곳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네요.

새삼 "기후변화가 정말 무섭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스페인어 한마디에요.

말랐다는 말은 흔히 Secar라는 동사를 사용해 표현하시면 됩니다. 재귀형을 사용하면 더욱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겠네요. Secar 동사를 재귀형으로 사용해 "푸포 호수가 말랐다"를 스페인어로 표현해 보자면 "Se secó el lago Poopó"라고 하면 되겠어요.

빨래를 한 후에 옷이 말랐다, 안 말랐다를 스페인어로 할 때도 이 동사를 사용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