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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땅을 팠더니 1천만원이 나왔어요!

땅을 팠더니 거액의 현찰이 나왔어요. 돈을 발견한 사람은 생고생 끝에 주인을 찾아 돈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사례금이 보잘 것 없었네요. 사례금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겠지만 돈을 찾아준 사람은 괜히 힘이 빠졌겠어요.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서 최근에 벌어진 일입니다.

하비에르라는 이름의 남자가 돈을 발견한 주인공입니다. 하비에르는 최근 집을 얻어 이사를 했습니다. 집 뒤편에 아담한 정원이 있었는데요. 하비에르는 이 정원을 꾸미기로 했어요.

그래서 여자친구와 함께 삽을 들고 나선 게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습니다. 동화에 나오는 것처럼 예쁜 정원을 꾸밀 생각이었다고 하는군요. 먼저 굳은 땅을 뒤엎고 마른 풀은 불에 태워버리기로 했는데요. 땅을 파던 하비에르는 삽에 무언가 둔탁한 게 걸린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꺼내 보니 신문지로 둘둘 만 유리병이 나왔습니다. 유리병엔 무엇이 들어있었을까요? 바로 현찰입니다.

병에는 현찰 4000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오늘 환율로 정확하게 478만8000원이네요.

"혹시 이런 병이 또 있지 않을까?" 하비에르는 주변을 또 파보았습니다. 짐작은 적중했어요. 또 유리병이 나왔습니다. 여기에도 현찰이 가득했습니다. 이번엔 5000달러가 나왔네요. 우리돈으로 598만5000원입니다.

 

정원에 묻혀 있던 병은 잼병이었습니다. 나온 돈을 합치니까 9000달러, 우리돈으로 1077만3000원입니다.

자~ 여러분은 어떠세요?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꿀꺽의 유혹이 컸을 텐데 하비에르는 당장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서 집주인을 찾았습니다. 혹시 집주인이 숨겨놓은 돈이 아닐까 해서 말이죠.

그래서 집주인과 연락이 닿았는데요. 진짜 돈의 주인이 맞는지 슬쩍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니 집주인은 아는 게 없었다고 해요. 돈의 주인이 아니었던 겁니다.

이 정도면 단념(?)하고 그냥 지갑에 쑥 집어넣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비에르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웃에게 수소문해서 이 집에 살던 전 세입자를 찾아낸 겁니다. 그래서 몇 가지 질문을 해보니 돈의 주인이 맞았습니다.

예전 세입자는 변호사라고 하는데요. 약 3년 전에 현찰을 유리병에 넣어 정원에 묻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4년 돈의 일부를 꺼내서 아들들과 브라질 월드컵 구경을 갔었는데요. 그 이후에 돈을 보관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그냥 이사를 가버린 것었다고 하네요.

예전 세입자 입장에선 정말 공돈이 들어온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그가 하비에르에게 사례금 명목으로 준 건 달랑 와인 1병이었습니다.

비싼 와인도 아니고 65페소짜리였다고 하니까 한 5000원 정도 되는 와인입니다.

주인을 찾아주려고 애쓴 것에 비하면 사례가 너무 박하네요.

​그래도 정직한 하비에르의 마음이 훈훈합니다. 하비에르 화이팅~!!!

스페인어 한마디할까요? 스페인어로 병은 botella라고 합니다. 유리병은 간단히 전치사 de를 써서 botella de vidrio라고 하시면 됩니다.  Vidrio는 스페인어로 유리라는 뜻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