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직면한 아르헨티나 축구

아르헨티나 축구가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결국은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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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1달 앞으로 다가온 리우올림픽에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출전할지도 불투명해졌네요. 남미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데 아르헨티나가 출전할지 모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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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로 아르헨티나 축구가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다면 아쉬워할 축구팬도 많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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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르헨티나 축구가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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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르도 마르티노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은 5일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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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2일에 대표팀 감독에 취임했으니까 2년을 못 채웠네요. 하지만 성적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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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노 감독은 2년 가까이 대표팀을 이끌면서 29전 19승 7무 3패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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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의 눈높이에는 한참 미달하는 성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리오넬 메시도 이렇게 무릎을 꿇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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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럭저럭 좋은 성적을 낸 마르티노 감독이 사임한 직접적인 이유는 올림픽대표팀을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르티노 감독이 올림픽 출전을 위해 대표팀 명단을 확정하고 소집을 했는데 클럽들이 잇따라 차출을 거부한 것입니다.

 

마르티노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에서 뛰고 있는 유럽파를 대거 불러들였는데요. 유럽의 클럽들은 선수를 내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래서 대표팀 합류가 불발한 유럽파가 마테도 무사치오(비야레알)를 포함해 무려 8명에 이르네요.

 

국내파도 소집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아르헨티나 프로축구의 명문클럽인 리베르 플레이트, 보카 주니어스, 인데펜디엔테 등이 선수 차출을 거부한 것입니다. 이래서 올핌픽 출전의 길이 막힌 선수도 10명에 달하네요.

 

마르티노 감독은 훈련일정을 1주일 미루면서 배수의 진을 쳤지만 결국 사임하고 말았습니다.

 

 

올림픽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가 주관하는 경기가 아닙니다. 때문에 클럽은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를 차출할 의무가 없다고 하네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이 불렀지만 "우리 선수 못 내주겠어"라고 클럽들이 거부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가대표 소집에 응한 선수는 11명이 채 안됐다고 합니다. 축구는 한 팀당 11명이 하는 경기니까 이건 뭐 경기를 시작할 수도 없는 수준이네요.

 

마르티노 감독이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물론 실제로 이런 말을 하진 않았지만요)면서 사임한 것도 이해할 만합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아르헨티나 올림픽위원회의 위원장 헤라르도 웨르테인입니다.

 

마르티노 감독의 사임에 앞서 웨르테인 올림픽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은 50%"라고 밝혔습니다. 웨르테인 위원장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면서 당장은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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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올림픽위원회와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간 대화가 단절된 지 20개월이 된다면서 도무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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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축구협회가 이렇게 손을 놓고 있으니 대표팀 구성이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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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르테인 위원장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올림픽에 나가도록 애를 쓰겠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을 반반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못 나갈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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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국기 옆에 메시가 보이시죠? 메시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거둔 유일한 우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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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는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의 책임이 큽니다.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회장으로 장기 집권한 훌리오 그론도나 회장이 타계한 뒤 사분오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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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론도나 회장은 1979년부터 사망한 2014년까지 무려 35년 동안 아르헨티나 축구협회장으로 군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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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였던 그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로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는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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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의 아르헨티나 축구계의 위기는 그론도나의 장기집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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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집권과 독재의 폐해는 스포츠라고 예외일 수 없다는 게 새삼 확인되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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