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여성폭력을 추방하는 운동이 아주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힘으로 보면 남자보다 약자이니까요.)인 여자를 더 이상 범죄의 희생자가 되게 해선 안 된다는 운동인데요. 너무나도 당연한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또 끔찍한 여성폭력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공원에서 한 여성이 남자에게 얻어맞아 목숨을 잃은 사건입니다. 아기까지 안고 있던 여자를 때려죽이다니 이 남자 제정신입니까????
<여성폭력을 추방하자며 지난 4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집회의 모습입니다. 정말 참가한 사람이 많네요.>
사건은 지난 7일 밤 부에노스 아이레스 남부지역에 있는 한 공원에서 벌어졌습니다.
이날 부에노스 아이레스 남부에선 한때 전기가 나갔는데요. 이때 공원에 갔던 남자가 여자를 때려 살해한 것입니다. 정전이 됐을 때 공원엔 사람이 없었는데요. 전기가 들어온 뒤에 공원에 나갔던 주민들이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쓰러진 여자의 주변엔 돌과 깨진 병 등이 널려 있었는데요. 남자는 이걸로 여자를 마구 때렸다고 하네요.
더욱 안타까운 건 여자의 아기도 곁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여자에겐 9개월 된 아기가 있었는데요.
아기는 죽은 엄마의 옆에 누워 울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를 무참히 공격한 것입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여자를 죽인 남자는 바로 아기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결혼을 한 부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기의 아버지인 건 분명하다고 하네요.
자신의 아들을 낳아준 여자를 돌로 때려 죽인 겁니다. 이 남자 사람이 아닙니다.
남자가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날로 남자를 체포했습니다. 살해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까 금명간 이유가 밝혀지겠죠.
이번 사건이 충격적인 건 바로 사흘 전인 4일 아르헨티나 전국에선 여성폭력 추방 시위집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누가 주도하진 않았지만 SNS을 통해 약속을 한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여성폭력을 추방하다고 목청을 높여 외쳤습니다.
정확한 참가인원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수만 명이 참가했는데요.
아르헨티나에서 여성폭력을 추방하자는 대규모 시위집회가 열린 건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이런 집회시위가 해마다 열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여성폭력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여성폭력을 아주 무겁제 처벌하는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2012년 형법을 개정하면서 여성폭력을 저지른 사람에겐최고 종신형을 선고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아르헨티나에는 어려움에 처한 여성을 돕고 지원하는 '만남의 집'이라는 민간단체가 있는데요.
이 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아르헨티나에선 칼로 살해된 여성 57명, 총을 맞고 사망한 여성 66명, 폭행으로 사망한 여성 40명 등 페미사이드(여성살해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275건이 발생했습니다.
1년이 365일인데 피살된 여자가 275명이라니... 정말 충격적입니다.
올해 들어서도 여성폭력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만남의 집'에 따르면 1분기 아르헨티나에선 벌써 페미사이드 66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대로 놔둔다면 올해도 수백 명의 여성이 여성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폭력은 정말 비겁한 일입니다. 왜 연약한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는 말입니까?
폭력은 반대지만 정 주먹을 휘두르고 싶거든 남자끼리 싸우세요. 여자에겐 절대 안 됩니다. 여자는 보호하고 아껴주어야 할 대상이지 절대 샌드백이 아닙니다!!!
오늘의 스페인어 한마디로 마칩니다.
스페인어로 여성폭력은 Violencia de género라고 합니다. 직역하면 젠더 폭력인데요. 대충 감이 잡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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