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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베네수엘라가 여권을 발급하지 못하는 이유

베네수엘라 친구들이 있습니다. 석유회사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이에요. 해외근무를 하다가 얼마 전에 베네수엘라도 돌아갔습니다.

돌아간 뒤에도 모바일 메신저로 가끔 인사를 하고 있는데요. 다시 해외로 나오고 싶다고 하네요.

그런데 베네수엘라에선 요즘 여권 만들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가 ​이젠 여권도 못 만드는 나라가 됐다는 얘기인데요.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베네수엘라의 구여권입니다. 유효기간에 따라 아직은 사용하는 사람도 있겠네요.>

​여권을 만들 자재가 없어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여권을 만들 때 들어가는 자재를 수입하고 있는데요. 경제난으로 수입이 막히면서 여권자재마저 수입을 못하고 있다는 거죠.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심하기도 한데요. 이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가슴을 졸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공항이에요. 사람이 없어요.>

언론에 소개된 실제 사례인데요.

베네수엘라의 대학생 파스카렐라는 컴퓨터공학이 전공입니다. ​그는 독일의 한 기업에 인턴으로 지원을 해서 합격했는데요. 4월까지 독일에 가야하는데 여권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라고 합니다. 여권을 신청한 지 벌써 1달이 됐는데 말이죠.

​파스카렐라는 "친구가 여권을 신청했지만 4개월째 발급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자신도 그 꼴이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본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공항입니다. 텅 빈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외국에 사는 베네수엘라 국민(그러니까 재외국민이겠죠)도 여권을 갱신하지 못해 발을 구릅니다.

멕시코에​ 사는 사아베드라는 지난해 5월부터 여권을 갱신하려 했는데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에 자재가 없어 여권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대책도 어지간합니다. 빨리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3월에야 자재가 수입된다면서 그때까진 아주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여권을 신청하지 말라고 한다네요.

​경제난 때문에 고생하는 건 결국 국민뿐이네요.

<베네수엘라의 새 여권입니다. 메르코수르라고 쓰여져 있죠? 남미공동시장이라는 뜻이랍니다.>

오늘 공부할 스페인어 단어는 여권입니다. 

여권은 스페인어로 ​pasaporte​라고 합니다. 스펠을 보면 영어와 정말 비슷하죠. 그런데 발음을 아주 달라요.

스페인어 단어는 '빠사뽀르떼'라고 읽으셔야 합니다.

​따라해보세요 빠.사.뽀.르.떼. 남미나 스페인 여행할 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필수 스페인어 단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