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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볼리비아 카니발과 화형식

남미 카니발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건 물론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입니다.

하지만 카니발은 남미 각국이 공유하는 문화에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등 주변국에서도 카니발기간 중에는 저마다 축제가 열립니다.

우유니 소금사막으로 유명한 볼리비아에서도 당근 카니발이 열리죠. 볼리비아는 민족이 마치 동양인 같아서일까요? ​볼리비아 카니발에는 동양적인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카니발 축제에서 사람들이 쓴 탈을 보세요. 꼭 우리나라 탈 같죠?>

​왠지 우리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볼리비아 카니발에서 아주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6살 소년이 화형을 당한 겁니다.

토로토로라는 곳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7살 여자어린이가 강변에서 사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시작됐습니다. ​여자어린이는 사망 전 몹쓸 짓을 당한 것 같았다고 하네요.

수사에 나선 경찰은 16살 소년을 용의자로 검거했습니다.

여자어린이가 변사체로 발견되기 전날 카니발 퍼레이드에서 문제의 소년과 얘기를 나누는 걸 본 사람이 있다는 게 경찰이 그를 용의자로 지목한 이유입니다. 혐의를 두기엔 근거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아무튼 소년은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경찰서로 몰려갔습니다. 소년을 직접 처벌하겠다고 나선 거죠.

주민들은 경찰서로 들어가 난동을 피면서 소년을 끌어냈습니다. 그리곤 경찰서 정문 앞에서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불길에 휩싸인 소년은 바닥을 뒹굴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들은 뭐했냐구요? 경찰서엔 물론 경찰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많은 주민들이 몰려간 데다가 극도로 화가 난 상태라 막지를 못했다는군요. 참 궁색한 변명이죠?

소년이 범인이라는 것도 확인된 사실이 아닌데 만약 범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 얼마나 억울한 죽임이에요.

 

볼리비아는 무법천지일까요? 그래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요?

볼리비아는 2009년 헌법을 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주민공동체의 사법체제를 인정했습니다. 원주민사회에 사법권을 부분적으로 준 거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벼운 범죄에 한한 것이었죠. 잔인한 체벌이나 사형은 당연히 금지했구요.

그런데 원주민공동체들이 이걸 지키지 않는 겁니다. 이런 점은 정말 미개하다고 봐야겠죠.

경찰은 화형을 집행한 사람들을 붙잡아들이겠다고 했는데요. 이번 사건도 사건이지만 헌법을 다시 고치는 게 급한 것 같습니다.

사법권은 국가가 행사해야 맞는 것 같아요.

오늘 공부할 스페인어 단어는 불입니다. 불은 스페인어로 fuego​ 라고 합니다. "불이야~"를 스페인어로 옮기면 그냥 fuego​라고 크게 외치면 됩니다.

"불에 태우다​"라는 의미의 스페인어 동사로는 quemar가 있어요. 재귀형 quemarse으로 사용하면 불에 타다라는 의미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