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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남미에 이런 공무원들도 있었네요

경험하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남미에서 만나는 공무원은 짜증을 자아냅니다. 특유의 관료주의 때문이죠.

특히 경찰은 돈이라고 뜯어낼 수 있을까 해서 이것 저것 트집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얄미울 정도로 집요하게 말입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감동을 주는 경우고 있네요. 남미에서 말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코모도로 리바다비아는 최근 수중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4일 동안 줄기차게 비가 내리면서 ​물난리가 났습니다.

<물난리 현장이에요. 구조대가 타고 간 픽업까지 물에 잠겼습니다.>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파손된 집만 최소한 2000채, 이재민은 1000명에 달합니다.

길에는 금이 쩍쩍 갔습니다. 깊이 5m의 균열이 곳곳에 발생하는 바람에 자칫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에요. 학교가 휴교하는 건 당연하지만 사법부까지 휴업을 결정했습니다.


<집이 이 정도 잠겼으니 침수된 곳의 수위는 짐작이 갑니다.>

사실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

코모도로 리바다비아는 추붓이라는 주에 있는 도시인데요. 마리오 다스 네베스 주지사는 "파손된 가옥이 2000채라지만 보수적으로 잡은 추정치"라고 설명했어요.

실제로는 피해가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거죠.



<도로가 꺼지면서 아예 수로가 생겼어요. 가로등들이 빠져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절망에 빠졌는데요. 공무원들이 희망주기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4월과 5월 2개월 동안 월급의 30%를 성금으로 내놓기로 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간부급들이 먼저 이런 결정을 내렸다네요. 

받고 챙기에 바빴던 남미 공무원들인데... 제정신으로 내린 결정 맞나요?  



<도요타의 픽업 하일럭스입니다. 승용차보다 훨씬 덩치가 큰 녀석인데 이꼴이 됐군요.>

익명을 원한 한 공무원이 이런 질문에 답을 했습니다. "그래도 우린 월급 나오지 않습니까"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백 번 맞는 말이지만 공무원이 이런 말을 하니까 웬지 기분이 묘하네요.



<도시마다 있는 도로표지판이 윗 부분만 남았네요. 도로표지판 높이도 꽤 되거든요.>

주정부도 공무원들을 응원하고 나섰습니다.

주정부는 은행계좌를 개설해 공무원들로부터 성금을 받기로 했는데요. 성금이 언제 어디에 쓰였는지 그때그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투명한 집행! 정말 중요하죠.


<참담합니다. 복구가 가능할런지... >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의회에 감사도 받기로 했습니다.

네베스 주지사는 "성금을 쓸 때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성금이 얼마나 모였고 어디에 쓰였는지 자세하게 주의회에 보고하고 감사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이렇게 나서니까 기업들도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는데요. 멀리는 외국인 파라과이에서조차 성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답니다.

공무원이 모범을 보이고 감동을 주니까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네요.

​오늘은 공무원이라는 스페인어 단어를 공부해볼까요?

​공무원은 스페인어로 보통 funcionario라고 합니다. 공무원을 Empleado público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 때는 '공공의 종업원'이라는 뜻이 되겠네요.

 

​어쩌면 후자가 공무원의 역할을 보다 정확하게 나태는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상 오늘의 스페인어 독학 공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