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그럴듯한 공약을 내거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물론 당선되면 깨끗하게 입을 닦고 말이죠.
멕시코의 현직 시장이 이렇게 임기를 보내고 슬쩍 퇴임하려다가 혼쭐이 났습니다. 약간은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끝까지 공약을 지키도록 압박한 멕시코 유권자들의 집념(?)은 정말 대단한 것 같네요.
대선과 총선 거기에다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는 멕시코의 엘트리운포라는 곳에서 최근 벌어진 일입니다. 일단의 주민들이 시장에게 몰려가면서 사건은 벌어졌습니다.
시장은 알폰소 몬티엘이라는 사람인데요. 이번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아 이제 약 5개월 뒤에는 물러날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시장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군요. "엘트리운포와 외부를 연결되는 다리를 짓겠다" "도로를 깨끗하게 포장하겠다" "학교를 설립하겠다" "공원을 만들어주겠다" 등등 그럴듯한 공약을 잔뜩 내걸고 당선된 시장인데 말입니다.
몰려간 주민들은 "공약을 완료하고 물러나라"라고 다그쳤지만 시장은 "물리적으로 이런 불가능하다"며 정치인답게(?) 발뺌을 했습니다. (솔직했다고 하는 게 맞을까요? ㅎㅎ)
그러자 화가 난 주민들이 시장을 감금해버렸습니다. 시장 집무실에다 말이죠. 멕시코 언론은 이걸 "주민들이 시장을 납치했다"고 표현했습니다.
순식간에 납치범(?)으로 변한 주민들은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친구과 가족들을 불러모았는데요. 덕분에 납치범들(?)은 삽시간에 수백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시장을 납치한 주민들은 석방을 조건으로 몸값(?)을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이 요구한 돈은 1000만 페소,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5억4120만원 정도가 되네요.
시장은 몸값을 주고 풀려났을까요?
네~ 시장은 결국 몸값을 냈습니다. 자기 몸값을 스스로 냈다고 하는군요.
시장은 몸값을 절반을 주고 일단 풀려났는데요. 나머지도 꼭 지불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이렇게 받아낸 몸값을 시의 예산으로 돌려 시장이 이행하지 않은 공약의 사업비에 보태기로 했다는데요. 유괴와 납치가 성행하는 멕시코에서 주민들이 지극히 멕시코적인 방법으로 권리를 지켜낸 것 같습니다. 물론 몸값이 공약을 모두 이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요.
악착같이 몸값을 받아낸 멕시코 주민들,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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