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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베네수엘라, 대중교통이 이 꼴이 됐습니다

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국가가 어딘 줄 아시나요?


중동국가 같지만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는 남미의 베네수엘라입니다. 석유 부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사망한 우고 차베스가 국민에게 마구 퍼주기를 한 것도 석유를 믿고 벌인 짓이었죠.

남아 넘치는 게 석유니까 베네수엘라에서 휘발유​는 정말 싸겠죠?

네, 맞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휘발유가 가장 싼 국가랍니다.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시스라는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유가 정보를 제공하는 곳인데요.

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값은 리터당 미화 0.01달러였습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이 1080원 정도니까 원화로 환산하면 11원 정도가 됩니다.

베네수엘라에선 휘발유가 생수보다 싸다는 말이 사실인 겁니다. 사실상 거의 공짜인 셈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아래 사진을 봐주시죠.

​사람들이 트럭에 잔뜩 타고 이동 중이네요. 이게 요즘 베네수엘라에서 유행하는 신종(?) 대중교통이랍니다.

​요즘 국민을 개나 돼지라고 격하게 말씀하는 분들이 종종 보이던데요. 저런 트럭을 타고 다니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들으면 "우리 얘기하는 거야?"라고 버럭 화를 낼지도 모르겠습니다.

휘발유가 싸면 당근 버스요금도 쌀 텐데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왜 저런 걸 타고 다닐까요?

​이제 그 비밀(?)을 설명드립니다.

​휘발유는 엄청 싸다. 공짜나 다름없다. 그런데... 차가 없다...

​이게 답입니다.

​베네수엘라가 살인적인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자그마치 1만4000%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으니까요.

이 와중에도 휘발유 값은 바닥입니다.  공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거죠.

하지만 차량 유지비는 현기증 나는 상승률을 기록 중입니다. 버스가 운행하지 못하게 된 이유입니다.

​몇 가지 예를 볼까요?

자동차의 대표적인 소모품인 타이어를 보도록 하죠. 지금 베네수엘라에서 타이어를 사려면 1억 볼리바를 주어야 한다는데요. 이게 얼마나 거금이냐 하면 말입니다, 베네수엘라의 평균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장장 40개월 동안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라고 합니다.

'

​이러니 버스 운행이 가능하겠습니까?

브레이크 패드의 값은 무려 1500만 볼리바르라고 합니다. 버스회사가 승객 7500명을 태워야 벌 수 있는 돈이라니까 이것도 어마어마하게 비싼 거죠.

​사정이 이러니 버스회사들이 운행을 못하는 겁니다. 그 틈새를 이용해 돈벌이 나선 게 저런 허름한 트럭들인 거죠. 물론 타이어가 펑크나거나 하면 이 트럭들도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겠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서부의 여객운송협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대중교통 차량의 80%는 운행이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국민들은 위험하고 불안하지만 저런 트럭을 타고 다닐 수밖에 없는 거죠.

카라카스의 한 직장인은 "버스를 타려고 정거장에서 기다려도 언제 버스가 올지 모른다"면서 마냥 기다리는 일만 되풀이된다고 했습니다. 출근시간에 맞추려면 위험해도 트럭을 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휘발유가 10원인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참 기막힌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