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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베네수엘라 코끼리, 영양실조로 죽었습니다

영양실조에 걸려 앙상하게 말랐던 베네수엘라의 코끼리가 결국 죽었습니다.

코끼리가 죽자 베네수엘라 정부에선 장관까지 나서서 "영양실조에 걸려서 죽은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는데요.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확실한 증거가 있거든요.  ​바로 이 사진입니다.


​2017년 3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화질이 좀 아쉬워 죄송한데요. 약간 흐릿하지만 코끼리가 바짝 말라 있다는 건 확실하게 보이시죠? ​뼈가 드러날 정도도 말랐는데 가죽만 걸치고 있는 느낌이예요.

​이 코끼리가 바로 죽은 코끼리랍니다.

죽기 직전의  또 다른 사진을 보면 코끼리가 얼마나 말랐는지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죽은 코끼리의 뒷모습인데요. 언뜻 봐도 너무 홀쭉하죠? 보통 코끼리는 옆으로 넉넉하고 퉁퉁한데 이 코끼리의 뒷모습은 너무 날씬(?)해서 말 같아요.

이렇게 삐쩍 말랐던 코끼리는  베네수엘라 현지시간으로 12일 새벽 죽었습니다.

죽은 코끼리는 루페르타라는 예쁜 이름을 갖고 있었는데요. 베네수엘라 원주민(?)이 아닙니다.

​원래 아프리카 태생인데 1974년 베네수엘라로 이민(?)을 가게 됐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편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사람들 욕심이 팔자에 없는 코끼리를 강제로 옮겨버렸다고 하는 게 맞겠죠.)

그래서 바다를 건넌 코끼리가 둥지를 튼 곳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동물원입니다. 

​동물원에서 어린 코끼리는 사랑과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언제가부터는 '카라카스 동물원의 아이콘'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던 코끼리가 죽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생태사회주의부 장관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하지만 애도가 아니라 해명 같네요. 생태사회주의부 장관 라몬 벨라스케스는 "코끼리의 죽음이 매우 슬프다"고 하면서도 "코끼리가 영양실조로 죽은 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끼리의 수명은 평균 17년인데 루페르타는 48살 고령으로 자연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맞는 말 같기도 한데... 과연 자연사가 맞을까요?

루페르타의 2014년과 2017년 사진이예요.

이렇게 비교해 보니까 코끼리가 엄청나게 말랐다는 게 확연하게 보이죠? 영양실조로 죽은 게 아니라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설명을 국민들이 믿지 않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몸무게도 엄청나게 줄었었어요.

루페르타 정도의 덩치를 가진 코끼리는 7톤 정도 몸무게가 나가야 정상인데 루페르타의 지난해 몸무게는 4톤에 불과했습니다.  영양실조 맞네요!

​그래서 지금 SNS엔 이런 게 넘칩니다.

​"루페르타의 죽음은 한 국가의 죽음이다"라는 제목이 달려 있는데요. 여기서 한 국가란.. 그렇죠... 국민들이 굶고 있는 베네수엘라를 말합니다.

​죽은 코끼리가 "베네수엘라에선 모두 동물처럼 죽어간다"라고 하네요. 베네수엘라에선 사람도 동물처럼 죽어간다는 뜻이네요. (그러니 나만 불쌍하게 보지 말라는 뜻인가요...)

제목엔 "편안히 잠들거라 루페르타, 그리고 우리를 용서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직도 사회주의 타령... 

이번에 성명을 낸 부처도 <생태사회주의부>였어요. 생태계에도 사회주의가 있답니까...

코끼리 루페르타를 죽인 건 바로 사람, 이념적으론 사회주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