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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칠레 시위, 이유 있는 분노였네요

칠레 시위가 3주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지하철요금 30페소 인상, 우리나라 돈으로 겨우 48원 올린 데서 촉발된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확산하고 있는데요. 남미의 경제우등생이라고 불리던 칠레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간 깊게 곪은 경제 양극화와 불공정이 터졌다는 것이 칠레를 지켜보는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도대체 얼마나 불공정과 불평등, 양극화가 심각하기에 칠레 국민들이 이렇 분노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숫자로 답을 찾아볼까 합니다. 

 

 

 

1. 부의 편중이 심각합니다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ECLAC)가 2018년에 낸 보고서가 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사회 파노라마'라는 제목이 달린 보고서인데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에선 소득 상위 1%가 전체 국가 부의 2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하위 50%가 차지하는 부는 전체의 2.1%에 불과하다네요. 

 

부의 편중이 정말 심각하다는 뜻이죠.  시위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 월급이 너무 적어요 

 

현재 칠레의 최저임금은 30만1000페소, 우리 돈으로 49만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칠레의 비정부기구(NGO)가 낸 보고서를 보니 칠레 샐러리맨의 절반 이상,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53%가 540달러 미만의 월급을 받고 있습니다. 62만원이 채 안 되는 돈이죠. 

 

물론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다고 하지만 월급이 참 적죠?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칠레에서 월 2000달러(약 231만원) 이상을 버는 샐러리맨은 전체의 6.1%가 전부라네요. 

 

 

 

3. 국회의원들은 떼돈을 법니다

 

대부분의 남미국가들처럼 칠레도 상원과 하원, 양원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원들이 받는 세비는 월 930만 페소, 원화로 환산하면 1456만원에 이릅니다. 

 

칠레의 최저임금이 30만1000페소라는 사실을 말씀드렸죠?의원들이 최저임금의 31배를 세비로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거... 말이 안 되죠. 칠레 국민들이 분노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시위하는 칠레 국민들. 이해가 가시죠?

 

 

 

4. 성인 4명 중 1명 "빚 좀 갚아주세요" 

 

칠레 산세바스티안대학의 경제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칠레 성인의 26%는 은행 등 제도권 대출을 받고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빚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연체자라는 것이죠. 

 

시위가 안 일어나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네요. 

 

성인 1명이 지고 있는 빚은 평균 170만 페소, 우리 돈으로 265만9000원 정도였습니다. 

 

 

 

5. 100원 벌어서 75원은 빚 갚는데 씁니다

 

칠레 중앙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현재 부채보유 가구, 그러니까 빚을 지고 있는 가구는 가처분소득의 75%를 빚 갚는데 쓰고 있었습니다. 

 

100원을 벌면 75원을 빚 갚는 데 사용한다는 뜻인데요. 아무리 자기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지만 이 정도면 정말 너무하지 않나요?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시위가 부촌까지 퍼지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죠. 

 

 

 

 

 

6. 연금 받아봤자 고작... 

 

칠레에선 은퇴 후 국가에서 연금을 받는 사람이 있고 민영기업에서 연금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연금을 국립시스템이 적립하느냐, 민영시스템에 적립하느냐에 따라 이런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국가에서 지급하는 연금은 엄청 적습니다. 수급자의 절반이 15만1000페소,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23만7000원 정도를 받고 있다네요. 

 

이걸로 어떻게 노후를 꾸려나가나요... 노인들도 시위에 참여할 수밖에요. 

 

 

 

 

7. 기업만 배불려 

 

민영시스템에 연금을 넣으면 그나마 약간은 돈을 더 받습니다. 한 400달러 정도, 그러니까 46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돈을 받아 굴리는 금융회사들은 엄청난 수익을 올립니다. 칠레에서 연금을 운영하는 회사는 모두 6개 인데요. 1~3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자그마치 70%나 늘었다고 합니다. 지난 9월엔 5억5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군요. 

 

연금은 쥐꼬리만큼 주면서 회사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며 배를 불리고 있는 것입니다. 

 

 

 

8. 국립대 등록금이 엄청나게 비싸요

 

이번 시위에는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학 있는데요. 여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칠레 국립대학의 등록금은 연간 평균 785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쌉니다. 

 

워낙 등록금이 비싼 탓에 국립대에 다니는 대학생은 전체의 15%로 OECD 평균 68%를 크게 밑도다네요. 

 

대학생들이 대거 거리로 뛰쳐나가 시위를 벌이는 이유, 이해가 가시죠?

 

 

 

9. 약도 엄청 비싸답니다 

 

약값.. 이거 남미에선 참 예민한 문제입니다. 

 

칠레의 오리지널 약품의 가격은 평균 28.9달러로 남미에서 가장 비쌉니다. 그나마 제네릭 약품의 가격은 다른 남미국가보다 저렴하다고 하니 다행이지만요...

 

 

 

 

10. 의료보험? 너무 비싸서 못 들어요 

 

칠레의 국립의료보험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민영보험에 들죠. 그런데 이 비율이 상위 20%에 불과하답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돈이 없어 민영보험이 들지 못한다는 거죠. 

 

병이 걸리면 돈 걱정부터 해야하는 국가인 셈입니다. 칠레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시위를 벌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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