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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7개월에 낙태? 이건 살인 아닌가요?

낙태는 허용해야 할까요, 아니면 금지하는 게 맞을까요?  특정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만 낙태를 허용하는 게 정답일까요? 

 

그리고 낙태를 허용한다면 임신 몇 개월까지 낙태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까요?

 

낙태를 둘러싼 논란은 정말 다양한데요. 이번에 콜롬비아에서 벌어진 낙태사건은 정말 끔찍합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하늘로 가버린 아기가 정말 불쌍하네요. 

 

갑자기 변심한 여자친구가 낙태를 하겠다고 하면서 복중아들을 잃은 콜롬비아 청년 후안 파블로 메디나(25)의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여자친구가 이미 임신 7개월이었다는 거죠. 메디나는 결사적으로 낙태를 막으려 했구요.

 

7개월 만에 태어나는 조산아도 있는데 임신 7개월에 낙태를 하면 사람을 죽인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당연합니다.  

 

메디나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있는 모 대학의 법대생인데요. 지난해 초 같은 대학의 여자후배와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는 3살 연하라고 하네요. 

 

두 사람 사이엔 지난해 9월 아기가 생겼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는 두 사람이 모두 기뻐했다고 하네요. 

 

메디나는 부모가 될 준비를 했다고 해요. 아기에게 입힐 예쁜 옷도 사고 이름도 미리 지어놓고 말이죠. 

 

뒤에 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이 지어놓은 스페인어 이름은 후안 세바스티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말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자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끊은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1월 초엔 여자친구의 친척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요. 여자친구가 가진 아기에게 장애가 있는 게 확인돼 낙태를 하기로 했다는 말을 전해왔습니다. 

 

메디나가 복중아들을 구하기 위해 투쟁을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입니다. 

 

메디나는 아기에게 장애가 있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6일 함께 병원을 찾아 초음파검사를 받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아기는 정상적으로 튼튼하게 자라고 있었다는 거죠. 

 

메디나는 "아들을 키우기 싫으면 낳아서 나에게 달라.내가 키우겠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구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를 격려하면서 동조하는 사람도 늘어나기 시작했죠. 

 

메디나는 낙태를 막아달라면서 소송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메디나의 이런 피나는 노력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지난 11일 여자친구가 기어이 낙태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겁니다.

 

메디나는 소송진행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네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답니다. 

 

메디나는 여자친구가 낙태를 한 건 엄마의 강요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엄마가 딸의 임신 사실을 안 건 지난해 12월 말이었다고 합니다. 여자친구로부터 연락이 끊긴 시기와 일치하죠. 

 

여자친구의 엄마는 딸의 출산을 결사 반대했다고 해요. 아기를 낳으면 공부를 마칠 수 없다면서 말이죠. 

 

메디나는 엄마의 집요한 압박에 여자친구가 결국은 백기를 들고 낙태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메디나는 "아기를 내가 키울 수도, 그것도 불가능하다면 입양도 있는데 꼭 낙태를 해야했는가"라고 절규했습니다.

 

법대생인 메디나는 낙태를 허용한 콜롬비아 헌법재판소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원래 콜롬비아는 낙태를 엄격하게 금지한 국가였습니다. 이걸  바꿔놓은 게 2006년에 나온 헌법재판소의 판례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임신이 성폭행 범죄의 결과이거나 임신부의 생명을 위협할 때, 또는 태아에게 심각한 장애가 있을 때는 낙태가 가능하다면서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했습니다. 

 

문제는 임신기간엔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죠. 

 

조건만 맞는면 임신 3개월, 7개월, 8개월 언제든 낙태를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메디나는 "7개월 된 태아는 형태가 완벽한 사람"이라면서 "낙태가 가능한 시점을 규정하지 않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엔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했습니다. 

 

임신이 상당 기간 진행된 경우엔 낙태가 곧 살인이라는 지적이죠. 

 

이번 낙태사건은 콜롬비아의 주요 언론이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 큰 논란거리가 됐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는 메디나의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