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대학생이 나무에 올라 우산 쓰고 공부하는 이유

매일 높은 나무에 올라 우산을 쓰고 공부를 하던 대학생이 장학금을 받게 돼 화제입니다. 

 

나무에 올라 우산을 쓰고 공부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언뜻 전후사정을 이해하기 힘드시죠... 그런데 엘살바도르에서 벌어진 실화랍니다. 

 

그 주인공을 만나보기로 하죠. 엘살바도르의 대학생 알레산더 콘트레라스가 화제의 주인공입니다. 

 

콘트레라스는 엘살바도르 산타아나자치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대학생입니다. 

 

이제 가을로 접어든 남반구 국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엘살바도르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학도 현장 강의를 일단 보류하고 인터넷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콘트레라스가 다니는 산타아나자치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인터넷이죠.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 콘트레라스는 태어나서 한 번도 인터넷을 집에 설치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넷이 없으니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건 불가능하고... 

 

그가 믿을 걸 무료 와이파이뿐이었는데요. 다행히 그에겐 아버지가 요금을 충전해주는 선불폰이 있었어요. 

 

중남미를 여행해보신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중남미 각국을 가보면 무료 와이파이가 공급은 많이 되어 있지만 신호는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죠. 

 

콘트레라스도 이런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선불폰으로 온라인 강의를 들으려 했는데 집에선 와이파이 신호가 잘 잡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높은 나무 오르기>였습니다.

 

"혹시 높은 곳에 올라가면 와이파이가 잡힐까?" 이런 생각에 나무에 오른 것인데요. 다행히(?) 그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집에서는 안 잡히던 와이파이가 집 옆에 있는 나무 위에선 시원하게 펑펑(?) 잡힌 것입니다. 얏호~!!^^

 

그때부터 콘트레라스는 나무 위에 올라가 온라인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우산을 왜 갖고 올라가냐고요? 햇볕이 너무 따가우니까요. 선크림은 비싸서 바르지 못하고....

 

그런데 이 고생이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엘살바도르의 한 TV기자가 그의 사연을 보도한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인터넷 보급과 접속 환경이 여의치 않아 고생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 현실을 보도하면서 기자는 콘트레라스를 소개했는데요. 

 

우산을 받쳐 들고 나무에 올라가 온라인 수업을 듣는 대학생은 단번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콘트레라스가 살고 있는 지역의 시장은 사연을 접하곤 그에게 시청 전산센터 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요. 

 

돈 걱정 없이 공불을 할 수 있도록 장학금까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콘트레라스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학비를 대주고 있는 아버지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수업을 들었을 뿐인데 행운이 찾아왔다"면서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되어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했는데요.

 

그의 말을 듣고 보니 문득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