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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와이파이 찾아 말 타고 달리는 아르헨티나 초등학생

코로나19 때문에 어른도 힘들이지만 아이들도 고생이 말이 아닙니다. 학교에는 가지 못하고... 따분한(?) 온라인 수업엔 참석해야 하고...

 

그나마 인터넷이나 핸드폰 와이파이가 펑펑 잘 터지면 문제가 없겠지만 오지에 사는 아이들은 커넥션 걱정도 해야 하는데요. 

 

와이파이 신호를 잡기 위해 매일 30km씩 말을 타고 이동하는 아르헨티나의 7살 초등학생이 언론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라 팜파주에 사는 헤레미아스 오르디엔코가 그 주인공인데요. 

 

오르디엔코는 라 팜파주 산타 이사벨이라는 곳에 있는 99번 초등학교의 2학년 학생입니다. 하지만 2학년 수업을 제대로 받은 건 단 보름뿐이에요.

 

아르헨티나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20일부터 사회적 의무 격리, 그러니까 봉쇄를 결정하면서 학교 수업이 중단된 것입니다. 그때부터 그는 매일 온라인 수업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르디엔코에겐 고민이 있었습니다. 집에서 핸드폰은 그런대로 잘 터지는데 핸드폰회사가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는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여기에서 잠깐 오르디엔코의 담임교사 얘기를 해야겠네요. 올해 2학년이 된 오르디엔코의 담임을 맡은 교사는 소니아라는 27살 여선생님이십니다. 

 

2년 전 99번 학교의 음악전담교사로 부임해서 올해 정교사가 됐고요, 처음으로 담임을 맡으면서 오르디엔코의 담임선생님이 되셨다는군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동영상을 찍어 보내라는 숙제를 내주고 계십니다. 

 

운동하는 모습, 책 읽는 모습, 노래하는 모습 등을 동영상으로 찍어 선생님에게 파일로 전송하는 게 숙제인 것입니다. 

 

이런 숙제를 하려면 와이파이가 꼭 필요한데 집에선 신호가 잡히지 않으니 오르디엔코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결국 부모님이 와이파이가 잘 잡히는 곳을 찾아나섰는데요. 와이파이가 잘 잡히면서 가까운 곳이 글쎄 집에서 30km 떨어져 있는 언덕이었습니다. 

 

온라인 수업에 참석하고 숙제를 내기 위해 매일 30km, 왕복 60km를 다니게 된 건 이런 이유에서였답니다. 

 

자동차도 없는데 너무 먼 길이라 오르디엔코는 말을 타고 언덕으로 등교(?)합니다. 엄마나 아빠가 말의 고삐를 잡고 앞서 걸으시면, 오르디엔코는 말에 올라 타 따라 가는 것이죠. 

 

그야말로 코로나19 때문에 생고생을 하고 있지만 오르디엔코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불평은커녕 오르디엔코가 담임선생님에게 보내는 영상은 "선생님, 지금 들판이에요. 뭐하고 계시나요?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어요" "선생님 보세요, 언덕에 나온 김에 운동을 하고 있어요!" 등등 늘 행복한 오르디엔코의 멘트가 가득하다고 하네요.

 

오르디엔코의 사연은 아르헨티나 최대 일간지인 클라린 등을 통해 크게 보도됐는데요. 

 

담임선생님 소니아는 "오르디엔코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을 해내고 있다"면서 "어른도 존경할 만한 책임감을 가진 학생"이라고 극찬했습니다. 

 

그래요, 이런 자세가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성공의 길잡이가 되는 것이죠. 될 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괜한 말이 절대 아니더라고요... 

 

아르헨티나 오지의 초등학생 오르디엔코에게 무한 승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