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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임신한 말을 이렇게 학대해도 되는 건가요?

동물 중에 가장 잔인한 건 사람이 아닐까요? 콜롬비아에서 최근 일어난 이 사건을 보면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군요. 

 

임신을 한 상태로 힘겹게 수레를 끌던 말이 길에서 새끼를 출산했습니다. 출산 직전까지 수레를 끌어야 했던 엄마 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런 게 정말 그 어떤 학대보다 심한 학대가 아닐까 싶어요. 

 

콜롬비아의 지방도시 폼파얀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수레를 끌던 말이 길에서 새끼를 낳았습니다. 

 

당시 수레에는 자그마치 300kg 정도 잔뜩 짐이 실려 있었다는데요. 당시 상황을 목격한 행인들에 따르면 말은 겨우겨우 수레를 끌다가 걸음을 멈추더니 싸늘한 아스팔트 바닥에서 새끼를 낳았습니다. 

 

길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하자 길을 가던 행인들이 몰려들어 말의 출산을 도왔다네요. 

 

다행히 엄마 말은 새끼를 순산했는데요. 백마인 엄마와 달리 새끼는 멋진 흑마였네요. 

 

새끼도 건강하게 태어나 금세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하는군요. 순산이었고 새끼도 건강하게 태어났으니 박수를 치며 축하할 일이었지만 이번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말의 출산을 도운 행인들이 말의 주인에게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임신한 말을 이렇게 학대할 수 있느냐"고 소리치면서 말입니다. 

 

주인은 "일을 쉬면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는데요. 그래도 이건 너무했죠. 

 

게다가 사진을 보면 엄마 말은 삐쩍 말라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말라 있습니다. 평소 주인이 말을 어떻게 돌봤는지 짐작이 가네요. 

 

엄마 말과 새끼 말은 현장에서 구출됐습니다. 상황을 지켜본 행인 중 누군가가 동물보호국에 신고를 한 것입니다. 

 

출동한 동물보호국은 자초지종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동물몰수 결정을 내렸다고 하는군요. 

 

그리곤 트럭을 불러 엄마 말과 새끼를 어디론가 데려갔는데요. 이후 묘연했던 엄마 말과 새끼 말의 행방은 최근 확인됐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폼파얀의 시장이 말들을 찾아가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한 것입니다. 

 

시장에 따르면 동물보호국은 엄마 말과 새끼 말에게 새 주인을 찾아 입양시켰는데요. 엄마 말이 새끼 말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곳은 마음껏 풀을 뜯으면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초원이 있는 농장입니다. 

 

한편 일각에선 말을 빼앗긴 주인이 졸지에 생계수단을 잃었다는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는데요. 

 

경찰 출신으로 동물보호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 마우리시오 구티에레스는 "임신한 말이 끌던 수레에 짐이 300kg나 실려 있었다"면서 "아무리 동물이지만 어떤 경우에도 생명체에 대한 학대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네요. 

 

백번 천번 맞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