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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동물의 세계

그냥 반려견이 아니에요, 똑똑한 배달원입니다

바구니에 배달할 물품을 담아주고 손님의 이름만 대면 척척 움직이는 배달원. 이런 배달사원을 둔 사장님은 얼마나 편할까요? 

 

콜롬비아에 진짜로 이런 배달사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똘똘할 배달원... 사람이 아니라 반려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대세로 굳어가고 있는 가운데 톡톡하게 한 몫을 하고 있는 반려견 겸 배달원 <에로스>의 이야기입니다. 

 

반려견 에로스가 근무(?)하는 곳은 콜롬비아 메데진에 있는 마트 <엘포르베니르>입니다. 반려견의 주인인 마리아 보테로(여)가 사장님이시죠. 

 

에로스는 매일 아침 주인과 함께 마트로 출근을 합니다. 

 

마트에서 에로스가 맡고 있는 일은 단골을 대상으로 한 배달. 단골 고객이 전화로 주문한 빵이나 채소 등을 물고(?) 단숨에 달려갑니다. 

 

에로스가 배달에 이용하는 도구는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입니다. 마트 사장님이자 반려견의 주인인 보테로는 에로스를 위해 바구니 손잡이에 이렇게 천을 둘둘 말아놓았습니다. 

 

반려견이 안전하고(?) 편하게 입으로 바구니를 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바구니에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과 영수증이 담기게 됩니다. 

 

주문한 상품을 받은 단골을 영수증을 보고 게좌이체로 금액을 결제해준다고 하네요. 

 

반려견 에로스 덕분에 완벽한 비대면 상거래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럼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 반려견 에로스는 어떻게 배달할 곳을 정확히 찾아가는 것일까요? 

 

개에게 주소를 알려준다고 찾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에로스는 단골 고객들의 이름과 집을 정확히 외우고 있다고 합니다. 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주곤 "철수(?)에게 갖다주세요~"라고 하면 숑~하고 달려가는 겁니다. 어떤가요? 정말 똘똘한 배달사원 아닌가요? 

 

일개(?) 반려견인 에로스는 어떻게 이런 경지(?)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주인 보테로의 설명을 들어 보겠습니다. 에로스가 보테로에게 입양이 돼 한 가족이 된 건 보테로의 아들들 성화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보테로는 원래 반려동물을 꺼리는 편이었는데 아들들이 "우리도 반려견을 한 마리 입양하자"고 아우성을 친 것이죠.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고 보테로는 결국 반려견을 1마리 입양하게 됐습니다. 이 녀석이 바로 지금 배달사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에로스입니다. 

 

이렇게 에로스를 입양한 보테로는 4년 전 메데진의 툴리파네스 지역에 마트를 열었습니다. 

 

반려견은 그때부터 에로스를 따라 출근을 시작했는데요. 이때 에로스는 4살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에로스는 올해 8살이 됐다는 얘기죠) 

 

반려견 에로스는 주인을 따라 매장에 나가서 농땡이(?)를 치지 않았습니다.

 

주인이 배달을 갈 때마다 열심히 졸졸 따라붙어 고객들의 집을 익히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요한 고객정보인 주소를 몸으로 익혀 머리에 입력(?)한 셈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콜롬비아에선 봉쇄조치가 내려진 곳이 많습니다. 장보기를 위한 외출의 횟수까지 제한할 정도라고 하는군요. 

 

사람들에겐 정말 불편한 상황이지만 반려견 에로스에겐 진가를 발휘하기 좋은 기회가 온 것입니다. 

 

에로스는 이렇게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배달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에로스는 똑똑한 배달사원으로 뉴스에 소개되기까지 했으니 이 정도면 <성공한 개>가 맞죠? 

 

그렇다고 에로스가 무급으로 봉사하는 건 아닙니다. 배달을 하면 꼭 대가를 받아낸다는데요. 

 

에로스는 배달을 마친 후 바라는 건 사랑스럽게 머리 쓰다듬어주기와 간식이라고 합니다. 배달을 마치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무언가 먹을 것을 주기까지 꼼짝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예쁘고 똑똑한 녀석이네요. 

 

코로나19로 우울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는데 모처럼 웃게 만들어준 반려견 에로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라시아스(grac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