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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콜롬비아 코로나 봉쇄에 구멍 숭숭

콜롬비아의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서면서 브라질에 이어 남미의 새로운 코로나19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코로나19를 만만히 보고 봉쇄를 일찍 완화한 게 결정적인 실수였다고 합니다. 

 

먼저 콜롬비아의 코로나19 현황을 볼까요?

 

콜롬비아에선 29일(현지시간)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만284명이 발생했습니다. 콜롬비아에서 하루에 확진자가 1만 명 넘게 쏟아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루에 무더기로 확진판정이 나오면서 확진자는 누적 26만7385명으로 불어났습니다. 

 

사망자도 1만 명을 향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보건부에 따르면 29일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297명이었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9074명으로 늘어났어요. 

 

이런 식이라면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서는 건 이제 시간문제라고 봐야겠죠. 

 

콜롬비아는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을까요? 

 

코로나19 봉쇄를 성급하게 너무 일찍 완화한 게 화근이 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콜롬비아 의사협회 부회장 카롤리나 코로초는 "유럽을 보면 코로나19 절정을 넘긴 후 봉쇄를 단계적으로 풀었지만 콜롬비아는 절정을 맞기도 봉쇄의 고삐를 늦추는 결정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콜롬비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조치를 발령한 건 지난 3월 25일이었습니다. 벌써 넉 달 전의 일이죠.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비교적 발 빠르게 일찍 코로나19 봉쇄를 발동한 셈이었는데요. 

 

문제는 각종 예외규정을 남발하면서 발생했습니다. "봉쇄조치가 시행 중이지만 넌 이래서 나다녀도 좋고, 넌 저래서 다녀도 돼" 이런 식으로 봉쇄의 고삐를 풀어버린 것입니다.

 

오죽하면 현지 언론에 "예외규정을 적용하면 봉쇄로 이동제한을 받는 국민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는 말까지 나올까요. 실제로 콜롬비아는 각종 예외규정으로 43개 업종에 경제활동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봉쇄가 봉쇄가 아닌 거죠. 

 

봉쇄는 했는데 구멍이 숭숭 뚫린... 허당 봉쇄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무지무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도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진 또 다른 이유라고 하는군요. 

 

유사 증상이 있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러다 뒤늦게 "너 코로나19 감염!" 이런 판정이 나오면 검사를 받은 사람은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그 사이 수많은 사람과 접촉해 바이러스를 퍼뜨렸고...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겠지만 일부 지방에선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꼬박 1달리 걸린다는 증언까지 있다고 합니다. 

 

봉쇄엔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검사결과는 함흥차사이고... 코로나19가 유행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 되고 만 것이죠.

 

콜롬비아 정부는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코로나 봉쇄를 8월 31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봉쇄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