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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브라질 청소년과 마약카르텔의 공생

브라질 청소년들이 일찍부터 돈벌이에 뛰어들고 있다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문제는 청소년들을 고용하고 있는 게 마약카르텔이라는 점입니다. 

 

마약카르텔에 고용된 청소년들, 푼돈은 벌지 모르지만 결국 미래는 어떨까요.

 

<시민치안연구센터>라는 브라질의 민간단체가 있습니다. 

 

치안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인데요, 이 단체가 최근 브라질 빈곤층 청소년들의 고용 문제를 분석해 보고서를 냈습니다. 

 

2~17살 청소년들이 마약카르텔에 고용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약카르텔이 고용하는 브라질 청소년들은 주 6일, 하루 최고 14시간 <노동>을 합니다. 주로 마약카르텔이 넘겨주는 <물건>을 파는 일을 한다는데요. 

 

마약카르텔이 넘겨주는 <물건>이 무엇이겠어요. 뻔하죠.

 

여러분도 대충은 짐작이 가시죠? 

 

위험한 <물건>을 팔다보면 신변안전도 보장되지 않고, 결국은 언젠가 범죄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을 게 자명한 일입니다. 

 

결국은 미래를 담보로 당장 돈을 버는 건데 이렇게 마약카르텔에 고용된 청소년들은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물건을 팔 때마다 마약카르텔이 푼돈처럼 던져주는 커미션이 전부라고 합니다.

 

브라질 청소년들은 위험하면서 큰돈도 벌지 못하는 일에 왜 뛰어들고 있는 것일까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운 가정을 돕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고요. 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돈이 없어 마약카르텔 밑으로 들어가는 청소년들이 두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왜 건전한 알바를 구하지 않냐고요? 물론 알바도 가능하겠죠. 하지만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브라질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알바는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탓이랍니다. 

 

브라질 교육부의 공식 통계를 보면 25세 이상 성인 중 40%는 초등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문맹률도 자그마치 6.8%에 달한다니 정말 심각한 수준이죠. 

 

배운 건 없지만 돈은 벌어야 합니다. 가정을 돕거나 사고 싶은 물건을 장만하기 위해선 말이죠.

 

결국은 가난이 가장 큰 문제라는 얘기인데요. 사실 브라질의 빈곤은 큰 사회적 문제입니다. 

 

브라질의 인구는 세계 5위, 2억2000만 명에 달하는데요. 이 가운데 6.5%, 그러니까 1350만여 명은 하루 1.9달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말 혹독한 가난이죠. 

 

그럼 마약카르텔 밑으로 들어가 돈벌이를 하는 브라질 청소년은 얼마나 될까요? 

 

사실 이에 대해선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통계를 내는 게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추정을 해볼 만한 근거는 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소년원에는 마약카르텔 휘하에 있다가 입소한 청소년이 약 2500명에 달하고요, 상파울로의 소년원에도 청소년 1만여 명이 비슷한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국가가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인데요. 

 

글쎄요... 코로나19로 휘청거리고 있는 브라질이 청소년들을 위해 당장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