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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실종된 페루의 그녀들

최근 페루에서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페루 옴부즈맨이 발표한 실종사건 보고서인데요. 실종된 사람 중에선 특히 여성과 여자어린이, 여자청소년들이 많았습니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실종되고 있다는 뜻이죠. 그녀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페루 옴부즈맨의 보고서를 보면 제목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옴부즈맨은 보고서에 <그녀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라는 제목을 달았는데요. 

 

보고서를 보면 올해 1~10월 페루에서 실종된 여성은 무려 4501명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15명꼴로 여성들이 어디론가 증발했다는 거죠. 

 

보고서는 여성들의 실종사건만 정리해 발표했는데요. 

 

성별 차별이 아니라 남자보다는 여자들의 실종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10월 경찰이 신고를 접수한 미성년자 실종사건은 모두 348건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291건, 그러니까 85%가 여자어린이이거나 여자청소년이 사라진 사건이었습니다. 

 

그럼 올해 1~10월 실종된 여성들을 연령대로 구분해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실종된 여성 4501명 중 성인은 1316명, 나머지 3185명은 청소년과 어린이였다고 합니다. 

 

나이 어린 여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죠. 

 

사라진 여성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페루의 범죄학 전문가들은 페미사이드, 즉 여성살해를 조심스럽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성을 살해한 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실종신고를 낸 경우가 적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의 경우를 보면 페루에선 페미사이드 118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28건은 실종자로 신고됐다가 뒤늦게 살해된 사실이 확인된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나쁜 곳으로 인신매매를 당한 경우도 적지 않겠지만 목숨까지 잃고 있는 것이라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죠. 

 

여성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국가를 지구에서 찾는 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마음에 무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