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베네수엘라가 6일(현지시간)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주요 야당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았는데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투표율 저조를 우려해 막판까지 투표를 독려했죠. 그런데 부정선거를 예감할 수 있는 정황이 여기저기에서 포착돼 벌써부터 말이 많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의 한 주민이 촬영한 영상이 이런 정황증거 중 하나인데요.
1분24초 분량의 영상은 카라카스의 로스하비요스 대로(大路)의 엘세멘테리오 투표소를 찍은 것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일찍부터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사람들 같은데... 잠시 후 이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사라집니다.
실제로 투표를 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언론의 취재를 위해 연출된 상황이었던 것이죠.
영상을 찍은 사람은 "그 얼굴이 그 얼굴, 바로 그들(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을 지칭)의 사람들"이라면서 "이렇게 줄을 세워놓고 뉴스 영상과 사진을 찍고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연출된 상황을 보도하는 매체로 채널 8번을 지목했어요.
베네수엘라 정부는 왜 이런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일까요?
중남미 대부분의 국가애서 투표를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특별한 사유 없이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는 벌금 등의 불이익을 받죠.
그런데 베네수엘라에선 우리나라처럼 투표가 의무가 아닙니다. 유권자가 원하면 얼마든지 투표를 거부할 수 있다는 거죠.
야당이 승리한 201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율은 74%에 달했는데요.
이번 선거는 주요 야당의 보이콧으로 역대급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 80% 이상이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하지만 투표일인 6일 내내 베네수엘라의 친정부 성향 언론매체는 투표소마다 유권자들의 긴 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를 했습니다. 연출한 상황을 근거로 말이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중남미 언론들조차 독재자로 부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엄청나게 높았다고 발표할 겁니다. 결과는 물론 여당의 압승이겠죠.
하지만 선거는 이미 공신력을 잃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중남미 언론들은 "대부분의 서방 민주국가는 베네수엘라의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리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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