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구름 위로 떠 있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바다가 밝습니다.
조명탄이 펑펑 터지고 있는 게 아니라 공포의 채낚이 선단이 몰려 있는 곳입니다.
대서양을 덮친 중국 선단이 드디어 아르헨티나에서도 싹쓸이 조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예 오징어의 씨를 말릴 모양이네요.
이 사진은 아르헨티나 해군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EEZ(배타적 경제 수역) 바로 바깥 쪽에서 밝게 불을 켜고 오징어를 쓸어 담고 있는 중국 선단의 조업 현장인데요.
구름 아래로 내려가니 싹쓸이 조업 중인 중국 선단이 드디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떼지어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는 중국 채낚이(오징어 잡는 배)선은 약 300척에 이르는데요.
아르헨티나 해군은 혹시라도 중국 어선들이 EEZ를 침범할까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피해가 큰데 중국 선단이 EEZ를 무단으로 침범해 오징어를 잡기 시작하면 아르헨티나 오징어 어장은 그야말로 초토화하기 때문이죠.
남미 바다에 대규모 중국 선단이 등장했다는 소식은 이미 지난해 전해진 바 있죠.
에콰도르 앞바다에 출현한 중국 어선들은 한동안 그 주변을 맴돌다가 페루를 거쳐 칠레까지 남하했는데요.
남극 쪽으로 대륙을 돌아 드디어 대서양으로 넘어온 것입니다. 왜냐! 이제 아르헨티나 대서양의 오징어시즌이 시작됐거든요.
아르헨티나의 오징어 조업시즌은 매년 1월부터 7~8월까지입니다.
모르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오징어는 1년생이랍니다. 1년 살고 죽어버리는 녀석들이라는 거죠.
그래서 잡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어종보호에 애를 쓰고 있는데요, 중국 어선들이 이렇게 밀려오면 어장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된다고 합니다.
"어장이 초토화된다고? 설마~...." 이러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이게 통계를 보면 아르헨티나의 우려는 절대 엄살이 아닙니다.
중국 채낚이선의 어획량은 하루 평균 10~20톤이라고 합니다. 300척 중국 채낚이선이 2달만 오징어 조업을 해도 중국은 자그마치 18만 톤 오징어를 쓸어 담아 갑니다.
아르헨티나의 연간 오징어 어획량은 17만 정도라고 하니까 중국 어선들은 정말 어마무지 많은 양을 싹쓸이하는 게 됩니다.
다행히 중국 어선들은 아르헨티나의 EEZ를 침범하진 못하고 있는데요.
아르헨티나 해군이 워낙 강경하게 불법 조업에 대응하기 때문입니다. 도주하다가는 물귀신이 될 수도 있거든요
지난 2016년의 일이었죠. 아르헨티나 해군은 EEZ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적발되자 도망간 중국 어선을 추격해 격침해버렸습니다^^ (개통쾌 ㅎㅎㅎ)
당시 공개된 사진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중국 어선의 하단을 공격해 배를 가라앉히고, 타고 있는 선원들은 모두 구조했습니다.
혹시 이번에 또 EEZ를 침범한다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 못하는 겁니다.
아르헨티나, 굉장히 고지식한 나라거든요 ㅎㅎ
'중남미세상 > ▶ 중남미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살 어린이인데 몸무게 200kg (0) | 2021.03.19 |
---|---|
아마존에 활주로까지 놓는 마약카르텔 (0) | 2021.03.18 |
콜롬비아가 졸지에 섬나라가 되어버렸어요 (0) | 2021.03.02 |
멕시코시티, 범죄가 줄고 있어요!^^ (0) | 2021.03.01 |
성소수자 주례 섰다고 쫓겨난 아르헨티나 신부 (0) | 2021.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