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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600년 역사 잉카의 밧줄다리와 코로나19

60년 역사를 간직한 잉카문명 유적이 그만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보수를 하지 못한 게 그 이유인데요. 

 

제가 이 기사를 썼는데 포털 카카오 다음 메인에 걸렸네요. <코로나 탓에 세계유산이..잉카문명 밧줄다리 끊겼다>라는 제목의 기사랍니다.

 

그런데 기사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도 있고 해서 포스팅을 해보려 해요^^

 

일단 훼손된 잉카 유산 밧줄다리에 대해 짧게 다시 설명을 드리자면요, 15~16세기 잉카제국이 지금의 페루 땅인 케우에에 교통망을 설치하면서 만든 다리,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수교입니다. 다리의 이름은 <케스와차카>입니다. 

 

아푸리막 강이 흐르는 계곡에 새끼줄을 띄워 만든 다리인데요. 우리처럼 당시 잉카제국에서도 자연 섬유를 꼬아 새끼줄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게 신기하네요. 

 

잉카인들이 케스와차카 밧줄다리를 띠운 곳은 해발 3700m가 넘는 곳입니다. 

 

밧줄다리의 길이는 약 29m, 다리의 폭은 1.20m 정도라고 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걷기에는 약간 좁은 편이죠? 

 

잉카제국은 당시 이런 다리를 여럿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케스와차카 밧줄다리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케스와차카 밧줄다리의 구조를 보면 우선 사람 손목보다 굵게 꼬아서 만든 새끼줄로 기본 틀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가늘게 꼰 새끼줄로 빈 곳을 채우는 식으로 다리를 완성했습니다. 

 

새삼 잉카인들의 손재주도 동양인 못지않게 좋았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입니다.

 

잉카제국이 남긴 소중한 유산인 만큼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겠죠? 

 

유네스코가 지난 2013년 케스와차카 밧줄다리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페루도 이런 뜻에 맞춰 그간 케스와차카 밧줄다리를 잘 관리해왔습니다. 

 

새끼줄로 만든 다리인 만큼 잉카제국은 케스와차카 밧줄다리를 매년 최소한 1회 보수유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600년이나 이어져 내려와 지금도 해마다 5월 말이나 6월 초면 잉카의 후손들이 케스와차카 밧줄다리를 보수해왔다고 합니다. 

 

동일한 자연 섬유로 새끼줄을 꼬아서 다리를 보수해온 것이죠. 이게 문화행사로 떠오르면서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고 해요. 

 

그런 케스와차카 밧줄다리가 끊어진 것입니다. 

 

밧줄다리가 끊어진 상태로 발견된 건 지난 23일이었는데요. 

 

페루 문화재 당국은 피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언제 보수공사가 진행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합니다.   

 

길게는 600년 넘는 세월을 견뎌온 케스와차카 밧줄다리는 도대체 왜 지금 끊어진 것일까요? 

 

페루 당국은 코로나19 때문에 보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5~6월에 보수를 했어야 하는데 공사를 못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마지막 보수공사가 단행된 게 2019년 5~6월이니까 2년 가까운 세월 동안 새끼줄로 만든 밧줄다리를 돌보지 못한 셈이 되는 겁니다. 

 

케스와차카 밧줄다리 보수 공사에는 잉카 후손인 4개 원주민공동체가 맡고 있는데요. 

 

보수공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냥 뚝딱뚝딱 진행하는 게 아니라 종교적 의식에 가깝다고 합니다. 보통 3일에 걸쳐 의식을 거행하면서 진행되는 엄숙한(?) 과정이라고 하네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페루가 지난해 공사를 못한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고 합니다. 모임이 금지되는 바람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의식과 공사도 불가능했다는 거죠. 

 

결국 코로나19가 범인이라는 게 페루 문화재 당국의 설명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세계적으로 한둘이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