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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중남미 이슈

코로나 백신 모범국가 칠레의 모순

칠레는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모범국가입니다. 

 

하지만 이상하죠?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국민의 비율은 계속 높아지는데 확진자는 갈수록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신의 배신> <칠레의 모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결국 칠레는 초강력 봉쇄령을 확대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칠레는 25일부터 산티아고를 비롯한 수도권 전역으로 강력한 봉쇄령을 확대했습니다. 

 

때문에 봉쇄의 수위가 느슨해졌던 산티아고의 14개 구역도 다시 초강력 봉쇄로 돌아가게 됐어요. 

 

봉쇄 확대로 꽁꽁 발이 묶이게 된 주민은 70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따져보면 족쇄(?)를 달게 된 사람은 훨씬 많아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레 전국에서 봉쇄로 인해 원칙적으로 출입을 못하게 된 사람은 1400만 명에 달한다고 해요. 칠레 국민이 약 1700만 명이니까 전체 국민의 70% 정도가 자가격리를 하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주말에는 발이 묶이는 사람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칠레는 주말 이동인구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트업계에 주말 영업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27일부터 적용되는 조치죠. 

 

현지 언론은 "주말에는 봉쇄조치의 수위가 더욱 높아져 국민의 90%가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만 머물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어요. 

 

칠레가 봉쇄를 확대한 건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심상치 않기 때문이죠. 

 

3월 들어서 칠레에선 매일 6000명 이상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요. 2월과 비교하면 확진자 수는 36% 증가한 수치라고 합니다. 

 

게다가 각종 변의 바이러스까지 연이어 발견되고 있으니 칠레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칠레 산티아고는 지금 이렇습니다.  유령도시가 따로 없네요.. >

아이러니컬하게도 칠레는 세계가 인정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범국가입니다. 

 

칠레는 지난달 3일 화이자로 백신 접종 스타트를 끊었는데요. 지금까지 900만 도즈(1회 접종분의 기준) 접종을 끝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보통 1차와 2차, 이렇게 두 번 맞아야 하잖아요? 칠레에서 지금까지 단 1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국민은 60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600만 명 가운데 2차까지 백신을 맞은 사람, 즉 완전접종 국민은 300만 명에 이른다네요. 

 

전체 국민의 16.1%가 완전접종을 마쳤다는 것인데요. 칠레는 이스라엘에 이어 이 비율에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워낙 신속하게 백신 접종을 실시하다 보니 그간 중남미 각국 언론들은 칠레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죠. 부러워하는 국가도 많았구요. 

 

<칠레가 보관하고 있는 화이자 백신입니다. 칠레는 그래도 백신 확보에선 여유가 있어 보여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백신 접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확진자는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선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경각심이 풀린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네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름시즌 동안 코로나19를 무시(?)하고 여기저기로 여행을 다닌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는 것입니다. 

 

산티아고에 사는 한 주민은 "코로나19를 의식하지 않고 마구 여행을 다니는 바람에 우리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니 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현지 언론들도 대부분 이런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까지는 절대 경계심을 풀면 안 된다는 사실을 칠레가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