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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베네수엘라가 시간대를 변경하기로 한 이유는?

요즘 석유값이 그야말로 똥값이죠? 그래서 울상을 짓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가 남미의 산유국 베네수엘라입니다.

석유만 믿고 뻥뻥 큰소리를 치면서 여기저기 돈을 빌려주던 베네수엘라인데 이젠 돈이 없어 난리가 났네요.

베네수엘라가 시간대까지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직접적으론 전력난 때문이지만 결국 문제는 돈이에요. 돈이 없으니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네요.

새벽별 보고 학교 간다?

​베네수엘라가 지금의 시간대를 선택한 건 2007년이었습니다. 포퓰리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이 시간대를 30분 늦추면서 지금의 시간대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이유는 "아이들이 새벽별을 보고 학교에 간다"였습니다. 시간대를 늦추면 해가 떴을 때 학생들이 등교를 할 수 있다는 거죠.

​베네수엘라에는 전기부라는 정부 부처가 있는데요. 엑토로 나바로 당시 전기부장관은 "시간대를 늦추면 학생들이 좀 더 쉰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서 "학업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결정에 잘한다고 박수를 짝짝 친 겁니다.

새벽별보고 학교 가라!​

​그로부터 정확하게 10년이 흘렀네요. 베네수엘라 정부는 시간대를 다시 예전으로 돌리기로 했습니다. 5월 1일부터 시간을 30분 앞당겨서 GMT -4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결국 학생들은 다시 새벽별을 보면서(?) 등교를 하게 됐는데요.

오후에 태양광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취지라고 합니다. 전기수요가 많은 시간대가 보통 퇴근 이후인데 늦춘 시간대를 사용하다 보니까 오후에 전기사용량이 늘어났다나요?

​이번 결정에도 장관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교육부장관은 "시간대를 30분 앞당기면 전력소비가 늘어나는 퇴근시간대 이후 가정의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는 정전항의시위 모습입니다. 28시간째 전기가 없다는 피켓(?)을 여자가 들고 있네요.

베네수엘라가 이처럼 심각한 전력난을 맞게 된 건 가뭄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수력발전 의존도가 70%에 달하는데요. 가뭄으로 발전을 못하게 되면서 전기가 모자라게 된 거예요.

카라카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선 예고도 없이 전기가 나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네요.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력난이 엘니뇨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리미리 대비하지 않은 정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풍년일 때 흉년을 대비하지 않았다는 얘기인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오늘의 스페인어에선 정전이라는 표현을 볼까요?

스페인어로 정전은 corte de luz라는 표현이 가장 보편적입니다. 직역하면 빛의 잘림이 되겠죠? 우리나라 사람이 전기가 나갔을 때 "불이 나갔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게 스페인어 사용자들은 전기가​ 나갔을 때 "빛이 잘렸다"고 합니다.

​이런 표현은 상식이니까 스페인어 공부하는 분들은 꼭 기억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