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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중남미를 달리는 이색적인 캠핑카

요즘 남미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꽤 많으시더라구요. 

제가 운영하는 스페인어 스터디에도 남미여행을 앞두고 스페인어를 배우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한국과 남미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은 독특한 맛이 있다죠^^

우리가 남미여행을 가려면 비행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배를 타고 여행을 한다면 훨씬 운치는 있겠지만 몇 달씩 선박여행을 하긴 힘드니까요 ㅠㅠ)

하지만 남미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남미여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육지로 모두 연결돼 있으니까 중간에 길이 짤릴(^^) 걱정도 없고 자유롭게 원하는 곳을 맘껏 돌아볼 수 있으니까 자동차 매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길을 가다 피곤하면 자동차에서 그냥 자버려도 되고 말이죠^^

낡은 폭스바겐 딱정벌레(비틀)을 타고 낭만적으로 남미를 여행하고 있는 페루의 부부가 화제입니다.

부부가 타고 다니는 이 자동차의 정체가 캠핑카라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하비에르 레갈라도라는 이름의 남자와 부인, 14개월 된 딸이 어설픈(^^) 캠핑카를 타고 남미를 여행하고 있는 주인공입니다.

가족이 캠핑카를 타고 남미여행에 나선 건 벌써 1년 전이라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입성했습니다. 가족은 몬테비데오에 잠시 머물다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넘어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벌써 다음 루트도 확실하게 정해놓았군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갔다가는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칠레로 가려면 안데스산맥을 넘겠네요.

​자신의 고국인 페루에 잠시 들리는 일정을 잡아놓은 것도 흥미롭구요.

​재미있는 건 이 가족이 남미여행을 하면서 타고다니는 자동차입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이 차는 폭스바겐에서 만들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구형 비틀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딱정벌레라고도 하죠.

​크기는 요즘 나오는 신형 비틀과 비슷합니다. 내부 크기는 2제곱미터 정도 한다나요.

그런데 이 자동차가 캠핑카라면 믿겨지시나요?

사진을 보면 자동차 뒤쪽으로 사다리가 설치돼 있고 작은 물탱크가 올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것만 보아선 캠핑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죠. 그럼 자동차 내부를 살짝 살펴볼게요.

캠핑카의 운전석입니다. 요즘 자동차라면 네비가 있어야 할 곳에 액자가 하나 달려 있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게 없네요.

 

그러나 ​뒤쪽을 보면.... 짜짠~~~


 

​어떤가요? 정말 어설프지만 살림살이가 정리돼 있습니다. 전자레인지도 있고... 수도꼭지도 있고... 작지만 간단한 음식을 만들기엔 충분합니다. 세수나 면도 정도도 자동차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하네요. 무선 인터넷도 연결돼 있구요.

​잠자리로 그닥 불편하지 않다고 합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개조해서 의자를 빙글 돌리면 침대처럼 펴진다고 하네요.

캠핑카라는 말이 마냥 과장된 표현은 아니죠? ​

이 비틀은 이미 30년이나 된 구식 털털이랍니다. 가족은 남미여행을 위해서 이 차를 구입해 캠핑카로 개조했다고 하네요. 직접 작업을 했다고 하니까 비용은 크게 들지 않았을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이 엉성한 캠핑카가 남미여행 중에 수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 가족이 브라질 아마존에 들어갔을 때의 일입니다. 갑자기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더랍니다. 남자가 낑낑대면서 자동차를 정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원주민들이 나타났습니다.​ 인디언들을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인디언들이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하는군요. "밥 먹었니?"라고 물어보길래 배가 고프다고 했더니 염소를 잡아주더랍니다. 덕분에 부족에 이틀 동안 머물면서 실컷 포식을 했다는군요 ㅋㅋ

부족장은 ​가장 가까운 마을에 연락을 해서 자동차를 고치게 도움을 주기도 했답니다.

가족은 이 캠핑카를 타고 미국까지 올라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에 가기 전에 중남미 모든 국가를 경유할 예정이라고 해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남미여행이겠네요.

​아! 여행경비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냐고요?

 

부부에게 저축한 돈이 많아서 여행을 다니는 건 아닙니다. ​브라질에 들어갈 때 호주머니엔 단돈 2달러밖에 없었다고 해요 ㅋㅋ

남미여행을 하면서 필요한 경비는 그때그때 알바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남미에선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지만 스페인어권 사람들과는 통역 없이 의사소통이 됩니다. 그만큼 비슷한 구석이 많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참 부럽네요. 이렇게 낭만적인 남미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죠..

언젠가 저도 한 번 용기를 내어봐야겠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아르헨티나에서 미국까지 올라가는 여행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