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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완전황당사건사고

42인치 TVd가 4000원, 여긴 어디일까요?

중남미에 가면 보통 화폐에 보조 단위가 붙습니다.

예를 들어서 페소를 쓰는 국가라면 센트라는 보조 단위가 ​있죠. 그래서 5페소 50센트 이런 식으로 가격이 표시되곤 합니다.

이런 식으로 가격을 다 쓰면 오해가 없겠지만 보통은 숫자만으로 가격을 표시합니다.

페소(메인 단위)는 큰 글자, 센트(보조단위)는 작은 글자로 표시는 게 관행이죠.

예를 들어서 이런 식으로 말이예요.

사진을 보니까 바로 이해되시죠? 저건 64페소 50센트라는 뜻입니다.

​이 가격표 때문에 멕시코에선 최근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한 대형마트가 ​42인치 LED TV를 전시하면서 가격을 사진처럼 붙인 것입니다. ​42인치 LED TV가 64페소 50센트라는 얘긴데요.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한 4130원 정도 됩니다 ㅋㅋㅋ

​이걸 본 고객들, 당연히 TV를 번쩍 들어 카트에 담았겠죠?

그런데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하려고 하니 마트가 딴소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격을 잘못 적었다​" "원래 가격은 6450페소다"라고 말이죠.

그럼 얼마인가요? 41만원 정도 되죠?

손님들이 따지자 매니저가 나왔는데요. 매니저의 등장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매니저는 "바코드를 찍어보자"고 했는데요, 막상 찍어보니 4999페소라는 가격이 나온 겁니다.

표시된 가격은 64.50페소, 계산원이 부른 가격은 6450페소, 바코드로 찍어본 가격은 4999페소...

도대체 어느 게 맞는 것일까요?

​고객들이 강력히 항의하자 매니저는 6450페소에서 50%를 할인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물론 고객들은 받아들이지 않았죠. "우리가 호갱이랍니까?"라면서 말이죠 ㅎㅎ

결국 이 사건은 멕시코의 연방기구인 소비자보호위원회까지 가게 됐는데요.

소비자보호위원회는 "가격을 표시한 만큼 그 가격에 판매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하는군요. 그러면서 만약 TV를 그 가격에 팔지 않으면 최고 30만 페소(약 1923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문제의 마트, 이번에 톡톡히 교훈을 얻었나 모르겠네요.

​오늘은 화폐와 관련된 스페인어 단어들을 보기로 하죠.

스페인어로 돈은 dinero 또는 plata라고 합니다. 지폐는 billete, 동전은 moneda라고 하죠. 나라마다 화폐의 단위는 다르지만 보조화폐의 단위는 비슷합니다. 바로 센트죠.

센트는 스페인어로 centavo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