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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세상/▶ 관심집중 화제

콜롬비아 여자교도소의 옥중 레스토랑

교도소는 누구나 들어가기 싫어하는 대표적인 시설이죠. 그런데 남미 콜롬비아엔 누구나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꼭 가고 싶어하는 교도소가 있습니다.

​바로 이 교도소 안에 있는 레스토랑 때문인데요.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레스토랑이랍니다. 제법 맛집이라는 평가까지 받으면서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교도소 안에 있는 레스토랑... 옥중 레스토랑이라고 부르면 딱일 것 같은데요.

바로 이런 분위기랍니다.

교도소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죠? 웨이트리스들의 얼굴도 환하구요.

이 정도라면 분위기 때문에라도 맛있는 한끼가 가능할 것 같네요. 덤으로 교도소에 갇혀서 먹는 묘한 기분까지 만끽하면서 말입니다^^

오늘은 콜롬비아의 한 여자교도소에서 오픈한 옥중 레스토랑을 소개합니다.

옥중 레스토랑은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 있는 산디에고 여자교도소 내에 있습니다. 교도소 내에 사용하지 않던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레스토랑을 만들었는데요.

장소가 넓지는 않지만  테이블만 잘 배치하면 웬만한 모임도 가능하겠죠?

여자교도소에 일반 손님을 받는 레스토랑이 오픈한 건 콜롬비아가 세계 최초라고 하네요. 레스토랑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자, 그럼 이 레스토랑이 어떻게 문을 열게 됐는지부터 알아보기로 하죠.

세계에서 최초로 교도소에 옥중 레스토랑을 만든 곳은 이탈리아의 밀라노입니다. 약 2년 전에 남자교도소 안에 식당이 문을 열었죠. 콜롬비아는 이걸 벤치마킹하면서 ​​남자교도소를 여자교도소로 살짝 바꾼 겁니다.

덕분에 세계 최초의 '여자교도소 내 옥중 레스토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거죠^^


위의 사진 가운데에 유난히 키가 큰 콜롬비아 미녀가 서 있죠? 요하나 바하몬이라는 콜롬비아의 유명 여배우인데요. 옥중 레스토랑이 문을 열게 된 데는 이 콜롬비아 미녀 배우의 역할이 컸습니다.

​바하몬은 평소 여자재소자들을 돕는 일을 많이 해왔습니다. 재단까지 만들어서 말입니다.

그런 그에게 ​"밀라노 교도소에 식당이 문을 열었다더라"라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바하몬은 서둘로 가방을 꾸려 이탈리아로 날아갔습니다. 벤치마킹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죠. 

바하몬은 "그때 뉴스를 접하곤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

이탈리아의 교도소 레스토랑을 직접 방문하고 콜롬비아로 돌아온 그는 바로 오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재단을 통해 교도소 당국과 콜라보를 논의했구요.  기술적으로 도움을 줄 사람들도 물색을 했네요. ​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드디어 최근에 옥중 레스토랑이 문을 열게 된 겁니다.

옥중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재소자들입니다. 요리부터 서빙까지 모두 재소자들이 감당하고 있어요.

물론 교도소에 들어오기 전 식당일을 해본 재소자는 없었습니다. 요리사는 더더욱 없었죠.

재소자들은 바하몬의 부탁을 받고 기술전수(?)를 해주기로 작정한 전문가들로부터 교육을 받았습니다.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요리하는 법, 서빙하는 법, 손님 대하는 법 등 차분하면서도 치밀하게 레스토랑에서 일할 준비를 한 거죠.

덕분에 오픈을 한 뒤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옥중 레스토랑은 순항하고 있다네요.

현재 옥중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모두 25명인데요. 전원 징역을 살고 있는 재소자들인데 맡은 역할을 능숙하고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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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레스토랑에 들어가려면 먼저 커다란 철문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손님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기 위해 핑크색으로 예쁘게 색칠까지 했다고 합니다.

식당에선 정식이 제공되는데요.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로 나오는 간이 코스요리인데요. 메인 요리는 정기적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음료를 포함한 가격은 미화 30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3만2000원 정도 인데요. 대신 제공되는 음료는 주류가 아니라고 해요. 와인이나 위스키 등 주류는 따로 시키면 된다고 합니다.

 

​식당을 운영하면 수익이 나겠죠?

수익금은 교도소 내 재소자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재소자들은 최근 메트리스를 새 것으로 받았다고 하네요. 교도소 측이 레스토랑 수익금으로 산 거죠.

​교도소에서 일하는 여성 재소자들은 하나같이 일에 흠뻑 빠져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희망을 갖게 된 게 너무 좋다고 하네요.

옥중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실비아 론돈은 교도소생활 2년째라는데요. 그는 "제빵과 요리. 서빙을 배우면서 출소 후 계획을 세우게 됐다"면서 "밝은 미래를 꿈꾸게 된 게 가장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콜롬비아 여자교도소 안에 있는 옥중 레스토랑, 기회가 된다면 저도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